충남 시간당 30㎜ 이상 폭우
16명 사망·실종 피해 잇따라
하천 급류 휩쓸린 학생 실종
수도권 이재민 400세대 달해
내일까지 최고 300mm 이상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8일부터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렸던 비구름대가 남하하면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이어졌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가장 많이 내린 곳의 강수량은 대전 대덕구 장동 148.5㎜, 유성구 구성동 146.7㎜, 충남 예산 덕산 125.5㎜, 충북 청주 상당 119.5㎜, 충남 태안 근흥 114.5㎜ 순이다.
이날 서울에는 강동 14.5㎜, 강남 14.0㎜, 용산·성동 10.0㎜, 중랑 9.5㎜ 등 전날에 비해 적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발령됐던 호우 특보가 이날 오전 2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폭우가 쏟아진 8일부터 기간을 넓혀보면 10일 오전 6시까지 수도권 주요 지점의 누적강수량은 경기 양평 용문산 532.5㎜, 서울 동작 525.0㎜, 경기 광주 524.5㎜, 경기 여주 495.0㎜, 서울 종로 221.0㎜ 등을 기록했다. 강원도는 횡성 361.5㎜, 홍천 356.0㎜, 평창 280.0㎜, 춘천 256.0㎜, 원주 245.5㎜ 순이다. 이 기간 누적 강우량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동작구로 확인됐다. 1시간 최대 강우량은 141.5㎜로 500년 이상 빈도에 달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 간 세력 싸움 끝에 현재는 비구름대가 충청권으로 내려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부터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많은 비가 퍼부으면서 10일 오전 6시 현재까지 9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사망자는 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등 9명, 실종자는 서울 4명·경기 3명 등 7명, 부상자는 경기 17명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경기 남양주시에서 중학생 A양이 집 근처 하천에 있다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면서 전날 실종 6명에서 1명이 늘었다. A양은 9일 밤 11시 12분께 화도읍 마석우천에서 친구와 함께 귀가 중 돌다리를 건너다 미끄러져 물에 빠진 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재민은 경기도에서 199가구 129명이 늘어 수도권에서 모두 398세대 570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서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은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응급·취사 구호세트와 모포·담요, 천막 등 2만 1000여점의 구호물품과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침수 피해를 본 주택과 상가는 모두 2676동으로 파악됐다. 서울이 2419동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20동, 인천 133동, 강원 4동 순으로 이어졌다. 산사태는 모두 11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9건이 경기도에서 2건이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충청권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자 산림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4개 지역에 대해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도 ‘경계’ 단계가 발령 중이며, 나머지 시도는 ‘관심’ 단계다.
비는 금요일인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충청권과 전북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0일 오후부터 1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경북 북부 내륙, 전북이 100~200㎜다. 충청권 남부와 전북 북부에는 300㎜ 이상이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남부, 강원 영서 남부, 전남 북부, 울릉도·독도의 예상 강수량은 50~150㎜, 강원도(영서 남부 제외), 전남권 남부, 경북권(북부 내륙 제외), 서울, 인천, 경기 북부의 예상 강수량은 20~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