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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자인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모실 수 없는 것은 부당”
사회 보훈

“6·25 전사자인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모실 수 없는 것은 부당”

보훈처·유족 팽팽히 맞서
권익위 조사 결과 안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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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한 방문객이 친구 묘비에 이름이 흐릿해지자 매직펜으로 진하게 덧쓰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현충원에 위패가 있을 시 국립묘지 간 이장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봉안된 고인의 위패를 취소하고 고인을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할 것을 국가보훈처에 시정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6·25전쟁 중 전사한 국가유공자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A씨는 전사통지서와 유해를 인계받아 70년 넘게 A씨 유족이 부친의 묘를 관리했다. 이후 국립제주호국원이 개원되면서 지난 1월 아버지 묘를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 이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처 측은 “A씨의 부친은 지난 2003년 6월부터 이미 국립대전현충원에 위패(유골·시신이 없는 경우 사망자의 이름을 기록한 석판이나 나무)가 봉안돼 있다”며 국립묘지에 이장해달라는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A씨는 권익위에 진정을 냈고, 권익위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보훈처와 A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권익위는 지난 2001년 육군본부가 ‘6·25전쟁 제5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훈처가 미봉안 된 6·25 전사자 전원 5만 8591명을 위패봉안 대상자로 판단한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부친도 유가족 동의 없이 위패가 봉안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권익위가 내세운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을 살펴보면 국립묘지 간 이장은 불가하지만 그 대상은 ‘안장된 사람의 시신이나 유골’로 돼 있을 뿐 ‘위패’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이에 더해 국립묘지에 위패가 봉안됐더라도 유골이 있어 현충원에 이장 신청을 한 경우 승인된 비슷한 사례도 찾아냈다. 

아울러 보훈처에 문의해 고인의 유해 존재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 국립묘지에 유골을 안장하려면 현충원에 있는 위패봉안을 취소할 수 있다는 보훈처의 회신도 받았다. 

위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고인의 위패가 봉안됐다는 이유로 보훈처가 A씨에게 국립묘지 안장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안준호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당연히 보훈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국민 권익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고충민원 해결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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