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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토 의원의 망언 당장 사과하라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일본 에토 의원의 망언 당장 사과하라

일본 정계의 거물이자 집권 자민당 내 ‘아베(安倍)파’의 중진인 에토세이시로(衛藤征士郞) 중의원(13선, 전 중의원 부의장)이 최근 망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우리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일본 자민당 회의에서 ‘일본은 확실히 한국의 형님뻘’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넓은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극우 아베파다운 시대착오적 인식이며, 일본 군국주의 역사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망언’이라 하겠다.

자민당은 물론 일본 정계 전체에서도 이런 수준의 인식을 소유한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노골적으로 극우를 지향하는 정치인도 적지 않다. 일본 사회 전체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적절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치가 조롱을 받으며 국제사회는커녕 아시아권에서도 제 역할을 못하는 배경인 셈이다. 이러한 일본의 정치현실을 직시한다면 에토 의원의 이번 발언은 사실 특별한 것도 아니다. ‘또 하나의 망언’으로 따끔하게 비판하되 굳이 시비를 따질 가치도 없다.

그러나 에토 의원의 망언이 불거진 외교적 배경을 보면 우리가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일 일본을 방문해서 이튿날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과 합동간사회의를 가졌다.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의 의회가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바로 당일 일본 자민당 모임에서 에토 의원이 문제의 망언을 한 것이다. 일본을 찾은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을 조롱하는 발언이며, 우리 국민에 대한 용서받지 못할 망언을 작정하고 쏟아낸 셈이다. 그러나 일본 현지에서 이 망언 소식을 들은 우리 대표단은 그 흔한 ‘사과’ 요구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유감’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서둘러 귀국했다. 에토 의원의 망언보다 우리 대표단의 ‘굴욕’이 더 부끄럽다.

에토 의원의 망언이 한국과 일본 언론에 보도된 직후인 지난 6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일제 강제징용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해결방안을 찾기로 했으며, 일본은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결방안을 내놓을 당사국은 가해국인 일본이다. 그럼에도 피해국인 한국이 해결방안을 찾고, 일본이 경청했다는 얘기는 상식 밖이다. 게다가 일한의원연맹 소속의 에토 의원이 대한민국을 향해 망언을 한 사실을 알면서도 박 장관은 일본 측에 사과는커녕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 갈수록 초라해지는 한국 외교의 현실이 참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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