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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존치 주장 “범죄 응징으로 정의 실현”
기획 사회기획

[심판대 오른 사형제] ②존치 주장 “범죄 응징으로 정의 실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란 말처럼
“흉악성 고려해 형벌 가해야”
“헌법이 사형 보장하고 있다”
범죄예방효과 충분하단 의견도

헌법재판소가 사형제가 위헌인지를 두고 지난 1996년과 2010년에 이어 3번째 심리에 돌입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수십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국가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지를 놓고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을 논의했으나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천지일보는 헌재의 공개 변론에서 나온 사형제도의 찬반 논리를 심도 있게 정리해 독자들에게 제공해 21세기에 아직 사형제가 필요할지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둘째로 사형 존치 측 주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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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관련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 말은 약 기원전 1700년경 제작된 ‘함무라비 법전’에 기록된 말이다. 타인의 눈을 상하게 했다면 그 사람의 손도 상해야 한다는 식의 조항이 기록돼 있다. 죄를 지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써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살인 등 흉악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의 형량이 낮게 선고됐을 때 인터넷을 뒤덮는 사람들의 분노를 보면, 현대인들 역시 상당수가 죄를 지은 만큼 보복해야 한다는 저 말을 법이 지켜야 할 가장 큰 원칙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형벌, 교화 목적이 전부 아냐”

이렇듯 사형제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은 형벌이 단순히 교화의 목적으로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죄질이 불량한 범죄의 법정형을 더 중하게 규정한 형벌체계는 응보(응징과 보복)적 정의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사형을 규정한 형법 41조를 집행할 이해관계인인 법무부와 그 대리인이 내세우는 사형 목적의 정당성은 ‘타인의 생명을 잔혹하게 해하는 등 인륜에 반하고 공공의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범죄를 저지르는 자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통한 응보적 정의 실현’이다.

즉 현대국가는 사적 제재를 금지하고 있기에 국가가 대신해 범죄인에게 보복함으로써 정의를 세운다는 취지다. 

이해관계인 측 참고인으로 헌재 공개 변론에 참석한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범죄의 심각성·흉악성 등을 고려해 형벌도 거기에 맞춰서 무거운 형벌이 가해져야지 사람들이 납득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미 형벌체계 자체가 그렇게 돼 있고, 그것(죄지은 만큼 무거운 벌 받는 것)을 부정하는 순간 오히려 어떤 게 정당한 형벌인지 굉장히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범죄는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극단적인 형벌은 다 없애야 된다고 할 때는 범죄자의 인권만 생각하고 일반 시민의 인권은 생각하지 않는 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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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2021년 12월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살인 및 강도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권재찬(52)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권재찬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2021.12. 14.

◆“사형도 효과 없다면 다른 형은 효과 있나”

사형제의 범죄 예방 효과에 대해 이해관계인 측은 “국민 일반에 대한 심리적 위하를 통해 범죄의 일반 예방 기능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목적의 정당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법에서 말하는 위하력이란 일반인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간주, 무거운 형벌로 위협해 범죄를 예방하려는 힘을 말한다. 사형 폐지 측 의견을 소개할 때 설명한 일반예방효과와 유사한 의미다.

사형을 폐지하자는 측은 사형에 일반예방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해관계인 측은 “가장 강력한 형벌의 위하력도 인정하지 못한다면 형벌의 일반 예방 효과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 삼는다.

장 교수도 “사형 집행이 안 된 지 25년인데, 위하력이 전혀 없다면 이번 헌법소송이 제기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며 “언제 집행될지 모른다고 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이런 헌법소송도 제기된 거 아니겠나”고 설명했다.

또 사형 존치 측은 “영국에서는 1965년 사형제 폐지 이후 20년(1966~1985년) 동안의 살인죄가 그 이전 20년 동안에 비해 60%나 증가한 통계가 나왔다. 더욱이 이 기간 우발적 살인과 계획적 살인의 비율이 72대 28에서 59대 41로 바뀌었다”며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없어지는 경우에 살인 특히 계획적 살인이 증가하는 신뢰를 이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예방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반박했다.

사형이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되더라도 인간의 생존 본능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고려하면 사형이 갖는 위하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도 했다. 

◆“헌법 37조에 따라 기본권 제한 가능”

헌법 10조가 보장하는 기본권의 절대적 가치가 생명이며, 생명을 해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로써 위헌이라는 폐지 측 주장에 대해서 존치 측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 헌법 명문에선 절대적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헌법 37조 2항에 의해 법률에 따라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형제가 위헌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존치 측은 “사형제가 가지는 위화력 및 일반 예방을 통한 사회방위 기능이라는 공익의 실현 대상은 무고한 일반 국민의 생명 등이며, 나아가 정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그 공익적 측면이 상당하다”며 “반면 사형제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은 타인의 생명을 잔혹하게 박탈하는 등의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자기 책임에 기초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는 사형을 통해 범죄인의 생명을 박탈함으로써 오히려 일반 국민의 생명권을 지킬 수 있기에 생명권 침해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미다.

사형이 기본권 침해라면,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의 대체 도입 역시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형이 생명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라면 종신형은 신체의 자유를 영원히 박탈한다는 게 장 교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해관계인 측은 만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아닌 가석방 가능한 무기징역으로 사형을 대체하게 된다면 잔혹한 범죄자가 언젠가는 수많은 시민 주변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인데, 사회방위라는 측면은 물론 국민의 법 감정의 측면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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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7월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사형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4.

◆“헌법에 사형제 직접 명시”

헌법이 이미 사형제를 보장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헌법 110조 4항은 ‘비상계엄 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해 단심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를 들어 이해관계인 측은 “우리나라 헌법은 사형제를 직접 명시하고 있고, 아무리 엄격하게 보더라도 사형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욱이 이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한 것이 아니라 사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한 헌법조항”이라고 소개했다.

계속해서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도 입법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즉 법개정 또는 개헌을 통해 사형제를 없애야지,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교도관 기본권 침해? 사형집행이 양심이라면?”

사형을 선고·집행할 법관·교도관이 기본권을 침해받는다는 의견을 두고는 “담당 공무원이 그 공적 지위에 기해 직무행위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기본권 침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양심을 갖더라도 사형제가 폐지되면 할 수 없게 되고, 이를 기본권 침해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춰 보면 사형 집행이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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