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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취학, 단순하게 결정할 사안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5세 취학, 단순하게 결정할 사안 아니다

느닷없는 교육부 장관의 ‘5세 취학’ 발언이 논란이다. 지난달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취학연령을 1년 낮춰 사회적 약자 계층이 빨리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현 만 6세를 2025년부터 만 5세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만 6세가 된 다음해 3월, 한국 나이로 8세가 되는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이를 1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실현되면 과거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76년 만에 대한민국 학제가 바뀌게 된다.

현재도 조기 입학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조기입학을 시도하지 않는다. 교육자들도 좀 더 어린이가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안 그래도 남다른 조기교육열로 어린이의 놀 권리가 박탈 당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 대선 공약에도 없던 박 장관의 만 5세 취학 발언은 수많은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도 맞장구를 쳐서 정책은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갈 모양새다. 5세 취학은 이전 정부 때도 추진을 검토하다 무산된 바 있다.

박 장관의 취학 연령 만 5세 정책의 주요 취지는 취학연령을 앞당겨 영·유아 단계에서 공교육 혜택을 확대하고 출발선상의 격차를 해소하는 동시에 졸업 시점도 앞당겨 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하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년 먼저 사회에 진출한다고 근본적인 생산가능인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국 같은 사이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생은 경제적 도구가 아니며 학교는 경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 양성소가 아니다. 경제논리가 아닌 교육 본연의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 이번 학제개편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 만 5세, 만 6세가 동시에 학교를 다녀야 한다. 2025년만 놓고 봤을 때 취학생 수는 직전 연도 35만명 수준에서 40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교사와 시설 확충, 그리고 대규모 예산 투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 현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중요한 정책을 국민적 합의와 제대로된 준비없이 실행 발표부터 한다는 것은 교육부 장관의 자질마저 의심스럽게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초석으로 ‘백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라는 뜻이다. 박 장관은 교육의 근본 의미부터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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