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경제수장, 한국서 대면 회의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도 언급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과 미국의 경제수장이 필요한 경우 등 양국 간 외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통화스와프 재체결 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도 거론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이같이 양국 간 외환시장 관련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이번 회의는 2016년 이후 6년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것이다. 추 부총리 취임 이후 한・미 장관간 공식 만남은 지난 1일 전화통화와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기간 중 면담 이후 세 번째다.
이날 회의에서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선언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 맞게 한·미간 경제 협력관계 역시 확대・진화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동향과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외환시장 동향 및 협력 ▲기후변화 및 글로벌 보건 이슈 대응 등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필요 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필요’하다거나 ‘여력’이 있다는 식으로 전제를 달았으나, 언제든지 한미 통화스와프가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에 유의하며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옐런 장관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실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 1일 전화 회의에서도 한국에게 가격 상한제 도입을 요청한 바 있다.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가하는 미국은 원화 가격이 오르면서 생기는 이익이 러시아에 향하지 않도록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계속 시도하는 상황이다.
추 부총리는 “한국도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한다”며 동참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격상한제가 국제 유가 및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향후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한국도 적극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