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G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재무 압박” 실적 악화 우려
정치권의 비판·개입에 ‘진땀’
SKT, 중간·저가 요금제 선봬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2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다만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되면 호조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사의 호실적에는 5G 가입자 확대와 신사업 매출 성장,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이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 231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 1409억원)보다 7.97%가량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14조 1914억원)은 0.3% 증가한 14조 1487억원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 1086억원을 달성한 뒤 같은해 2분기(1조 1408억원), 3분기(1조 591억원)까지 세 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대를 유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설비투자비(CAPEX) 집행 영향으로 73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1분기 1조 3202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로 복귀했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 4조 3068억원, 영업이익 4585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62%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5.61% 성장이 예상된다. KT는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며 2분기 매출은 6조 3490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오르고 영업이익은 6.70% 개선된 5078억원이 전망된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3조 4929억원, 영업이익 2656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1%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04% 하락한 수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통신 3사 5G 가입자는 2395만 9382명으로 전월보다 56만 5536명 늘었다. 5G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 1월부터 매달 줄어들고 있으나 증가세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 집행 건도 지난 분기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신 3사들의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5G 중간요금제와 5G 설비 투자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5G 가입자가 사용하는 5G 요금제는 비싸면 비쌀수록 더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기여도를 갖고 있다. 기존 110~150㎇(6만 9000원~7만 5000원)를 이용하는 고객이 5만원대 요금제로 이동하면 ARPU 하락이 불가피하다.
앞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 3사 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5G 중간요금제를 각 사가 검토해서 내게 되면 통신사들이 여러 가지 큰 재무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구현모 KT 대표도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수익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월 5만 9000원에 24㎇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월 4만 9000원에 8㎇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5G 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신규 중간요금제를 8월 내로 내놓는다.
이 가운데 정치권은 5G 중간요금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 여론을 확산하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은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요금제 출시가 아닌 10~110㎇ 중간에 20㎇ 폭으로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5G 중간요금제를 추진한다고 가계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24㎇라는 중간요금제를 만들겠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합의 내용이 적절한지 한 번 더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5G 가입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월 27㎇다. 그런데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상품은 10㎇, 100㎇, 무제한”이라며 “대부분 소비자가 100㎇ 이상 상품에 가입하는데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로 따낸 3.40∼3.42㎓ 대역의 5G 주파수 20㎒도 3사의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품질 경쟁 격화로 투자 비용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을 1500억원에 할당받은 뒤 SK텔레콤과 KT는 통신 품질을 높이겠다는 입장문을 일제히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