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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정상회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설명 유감
국제 Global Opinion

[박병환의 줌인] 나토정상회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설명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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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아태 파트너국 정상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마드리드=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6.29 jeong@yna.co.kr/2022-06-29 22:43:3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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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체들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띄우고 있다. 어떤 매체는 6월 29일 연설 순서가 영국 존슨 총리 다음 그리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앞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는 촌스러움을 보이는가 하면, 전임 대통령들도 해외에 나가면 늘 하는 것인데 이번에 일부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약식 회담을 한 것에 대해 뜬금없이 ‘K-세일즈 외교’라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의 관련 발언을 보면 과연 외교·안보라인의 생각이 제대로 정리돼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회의 참석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국인 한국을 장래 핵심 전략 파트너로 삼고자 한국을 초청했고, 우리는 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자 이곳 마드리드에 왔다”고 하면서 “우리는 중국과 대만해협을 논의하러 마드리드에 온 것이 아니라 세계 글로벌 질서의 중심에서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우리 브랜드에 맞게 운용할 것인지를 참고하기 위해 논의하고 협력하러 왔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응해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 즉 러시아를 직접적 위협으로, 중국은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는 데 합의했다. 제3자가 보면 나토 회원국이 아닌 한국의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한국이 나토가 러시아 및 중국을 견제하는 데 뜻을 같이한다는 의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 앞부분은 이를 인정하고 있는 데 반해 뒷부분은 ‘술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는 말처럼 들린다. 게다가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관영매체가 윤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비판한 데 대해 “특정 국가나 지역을 배제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목적이 결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나토의 러·중 적대시 정책에 동참하겠다면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나토정상회의 연설에서 “그동안 북한 문제에서 나토가 우리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 것을 평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의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북핵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는 것이 서방국가들의 지지가 부족해서인가? 북한이 핵을 포기토록 하는 데 어쨌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이다. 논리적으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참모진과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이름의 정책이 언제부터 있었나? 말실수인가 아니면 미국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인가?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이 나토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에 닥칠 비판과 의구심이 훨씬 크다”고 했다. 이 말은 이번 한국의 참여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고 무언가 눈치를 보아 결정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대부분의 바람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 당당한 태도를 취하고 한미동맹을 정상화해 북한의 위협에 빈틈없이 대비하라는 것 아니었나?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인들 앞에서 중국은 ‘커다란 산’이요 한국은 그 옆에 ‘작은 봉우리’라고 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분노하고 좌절했던가? 문 대통령은 한국이 중국과 운명공동체라고 했는데 이제 새 정부는 미국과의 운명공동체를 추구하려는가? 한국 방위를 위해서는 나토와의 협력관계를 격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북한의 침략을 억지하거나 격퇴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어 능력의 강화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의 잠재적인 배후세력이 북한을 부추기거나 지원하지 않도록 하는 외교이다. 국가 간 동맹도 하나의 계약이다. 국익에 대한 냉철한 판단 없이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현재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과연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고립됐는가? 국제사회 다수의 국가는 서방의 대러 제재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동참하지 않고 있다. 국제질서가 지금 새로운 장에 들어서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국제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자신있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새 정부의 외교·안보에 관한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고, 접근이 치밀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 정제돼 있지 않아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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