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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오미크론 확산에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매출 80% 이상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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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북 오미크론 확산에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매출 80% 이상 떨어져”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익산시 영등동 점포 입구에 코로나19 방역지침과 관련된 문구들이 붙어있다. ⓒ천지일보 2021.12.29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익산시 영등동 점포 입구에 코로나19 방역지침과 관련된 문구들이 붙어있다. ⓒ천지일보 2021.12.29

영업시간 제한 생계 끊는 행위

백신패스, 타인 증명서 내기도

소상공인 위한 저금리 대출 제안

“낮에도 사람들 안 다녀 큰일”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조금만 버텨보자고 한 게 벌써 2년입니다.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어요.”

전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은 지난 25일 전북 익산시 영등동 백제단길의 자영업자들이 한목소리로 이같이 하소연했다.

주로 밤에 영업하는 이곳 자영업자들은 “제발 좀 살려달라”며 “모두가 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5년째 감성주점을 운영하는 김정민(30, 남)씨는 “힘든 티 안 내고 웃고 있지만, 주변 상가 사장님들 만나면 그제야 힘든 것을 호소하고 서로 다독인다”며 “‘오미크론이 확산된 동네’라고 뉴스에 나오고 문자도 발송되니까 확실히 손님이 적어졌고 오는 사람들도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가맥집을 운영하는 박창현(35)씨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가 안 퍼지게 사람들이 밖에 안 돌아다녔으면 좋겠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수입이 적어지니까 직원들 월급, 월세 등 고정 지출은 있고 생계가 달린 문제라 손님들이 더 왔으면 하는 마음에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크리스마스인 주말이라 사람들이 비교적 많아 보였지만, 상인들은 이마저도 사람들이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오후 9시 영업 제한으로 가게들의 간판 조명도 하나둘 꺼지기 시작해 거리가 조금씩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와인바를 운영하는 이지선(40, 여)씨는 “사람들이 밤에 다녀서 확진되는 것도 아닌데 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학교나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확진된다는 건 낮에 다니다가도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다는 건데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 걸리면 사실상 장사를 못 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밤에 영업하는 곳들은 1차로 저녁을 먹고 2·3차로 오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1차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7시를 넘겨야 오는데 9시에 끝내면 몇 팀 못 받아서 매출이 안 나온다”며 “이건 생계를 끊는 행위나 다름없으니 장사라도 하게 해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상 백신패스 제도도 허점이 많다. 백신 안 맞은 사람이 주변 지인의 백신접종 증명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며 “의심이 가면 신분증과 대조하면서 확인하자니 손님들이 기분 나쁘다고 오다가도 다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인데도 사람들이 안 나오니까 매출이 8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북 상인들 가운데는 결의대회에 참가해 마음을 모으고 싶었지만, 장사해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으니 참석 못 하고 장사하는 게 현실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손소독제와 출입자 명부를 비치한 익산시 영등동 어느 점포 모습. ⓒ천지일보 2021.12.29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손소독제와 출입자 명부를 비치한 익산시 영등동 어느 점포 모습. ⓒ천지일보 2021.12.29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일시적 지원금이 아닌 생계를 유지할 방안을 하루빨리 내놓았으면 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20년째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최현세(50, 남)씨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대출을 해줄 것을 제시했다. 그는 “지원금 얼마씩 주는 게 지금 당장은 좋긴 하지만 그건 사실상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숟갈 준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밥 한 숟갈로는 사람이 살 수 없다. 밥 한 숟갈 주고 생색내는 정책이 아니라 숨 쉬고 살 수 있게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코로나로 수입이 뚝 떨어져 대출을 받아 고정 지출을 메꾸려다 보니 이자가 높아 망설이게 된다”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해줘서 최소한의 고정 지출이라도 해결하면서 장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영등동 백제단길의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유치원 등의 시설도 있다. 최근 익산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지고 오미크론도 확진되면서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초등학교 앞에서 20년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미희(44, 여)씨는 “오미크론까지 확산되면서 타격이 크다. 그나마 최근 등교했을 때는 학생들이 다녀가면서 매출이 조금 생겼는데 자가 격리를 하게 되니까 사람들이 안 나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백자영(50, 여)씨는 “가게 차린 지 얼마 안 돼 코로나가 터져서 속상하지만, 영업시간 제한 업종은 아니라 다행”이라면서도 “오미크론 확진자 나온 뒤로는 낮에도 사람들이 안 다녀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김지현(22, 여)씨는 “크리스마스라서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나오긴 했는데 요새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일찍 귀가할 생각”이라며 “오늘(25일)만 해도 30명 넘게 나왔다고 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나오던 학생들도 “확진자가 많아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도 커서 나왔다”며 “밥 먹을 때 빼고는 마스크도 안 벗고 계산대에 비치된 손 세정제도 ‘꼬박꼬박’ 하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익산시는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 모임 행사 등을 대비해 다음 달 1월 2일까지 식당·카페·유흥 단란주점을 대상으로 특별방역 점검을 할 계획이며 공공시설·체육시설·관광시설 등을 폐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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