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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다가오니 ‘표퓰리즘’에 이용당하는 국가예산, ‘나랏빚’ 안전한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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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n] 대선 다가오니 ‘표퓰리즘’에 이용당하는 국가예산, ‘나랏빚’ 안전한 수준일까

채무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채무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국세수입 60조 증가

초과세수 ‘표몰이’에 쓰자는 與

공기업 부채는 집계서 빠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9월까지 세금이 작년보다 60조원 가까이 더 걷혔으나 나라살림 적자 역시 늘었다. 적자는 그보다 더 많은 75조에 육박했고, 국가채무 증가세도 계속됐다.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7.1%로 세계 주요국 중에서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공기업 부채는 국가채무 비율에서 빠져있어 실질적인 국가채무 비율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초과세수가 19조원이나 된다며 이를 활용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추가지급과 50조원 손실보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대선을 앞에 두고 더 표심을 얻기 위해 나라예산을 가지고 ‘표팔이’ 곧 ‘표퓰리즘(표+포퓰리즘)을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늘어나는 나라빚을 관리하기 위해 국가재정법안(재정준칙 도입) 제·개정은 뒷전인 채 국가예산을 ‘표몰이’에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세수입은 274조 5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9조 8천억원 증가했다. 1∼9월 진도율(연간 목표 대비 수입 비율)은 87.3%로 집계됐다. 세목별로 보면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의 영향으로 법인세(65조 2천억원)가 15조 1천억원 늘었다. 법인세 진도율은 99.4%에 달했다. 이는 정부가 당초 걷으려던 법인세가 올해 9월 말까지 대부분 거의 들어왔다는 의미다.

◆정부 과도하게 세금 많이 걷어들였지만

자산시장의 호황과 집값이 크게 오른 부동산시장 덕분에 올해 초과세수는 19조원에 달한다.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진행했던 2차 추경 재원을 뺀 수치인데 합치면 초과세수가 50조나 된다. 당초 국민들에게 거둬들일 예상 세금보다 50조원이 더 걷혔다는 얘기다. 이 남은 초과예수 수치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엇박자를 내긴 했으나 전체 초과세수가 50조원이나 나온 것은 정부가 종부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을 과도하게 세금을 거둬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퇴한 사람이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2천만원이나 되는 세금이 부과돼 다시 일자리를 알아본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로 정부가 세금을 과도하게 걷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문제는 이같이 걷은 세금을 갖고 여당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데 쓰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선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표심을 얻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이 여당의 전체입장이 되면서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곳간이 꽉꽉 차고 있음에도 국민은 굶고 있는데 쌀만 가득 넣어 놓고 있다”고 재정당국을 압박했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 역시 “전 국민에게 25만~30만원 주자는데 기재부가 벌벌 떨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나라빚이 계속 쌓이든 말든 별로 상관치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5


◆공기업 부채 합치면 국가채무 GDP 뛰어넘어

9월 기준 국가채무는 국고채 상환이 이뤄진 영향 덕분에 926조 6천억원으로 8월(927조 2천억원) 대비 6천억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10월 기준 국가채무는 936조 5천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초과세수 일부는 나라빚을 더 갚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여당과 정부는 아직 국가채무에 대해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협회(IIF)는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7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47.1%로, 전체 37개국 가운데 26위였다. 1년간 정부 부채 비율 증가 속도는 2.2%p(44.9→47.1%)로 22위였다.

수치만 보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해 보인다. 하지만 공기업의 부채는 빠져 있어 이를 합치면 GDP 대비 100%에 육박하며, 공식 집계되지 않은 것들을 포함하면 100%가 넘는다. 공기업의 부채는 공식 통계에서는 빠지고 있지만 국가가 보증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기에 공기업 스스로 갚지 못하면 사실상 국가가 대신 갚아줘야 하는 빚이다.

공기업의 부채는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정부의 압박 속에 비정규직을 정규화 하고, 정규직 채용을 계속 늘리면서 인건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용충격의 대안으로 일자리 숫자를 늘리기 위해 아무래도 민간보단 공공에서 늘리는 방법으로 공기업에 압박을 주며 늘렸던 것이다. 이로 인해 공기업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만약 공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나라가 그대로 빚을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업 부채도 실제 국가부채 비율에 포함시켜야 제대로 된 국가재정 관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16년 500조 3천억원에서 2017년 495조 1천억원으로 감소한 공공기관 부채는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들어선 2018년(503조 4천억원)부터 늘어나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54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불어났다. 올해도 공기업의 부채가 계속 늘고 있어 600조원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재무구조가 악화돼 부실 위험이 있음에도 계속 빚을 낼 수 있는 이유가 정부의 사실상의 지급보증이 있기에 가능하다. 39개의 공기업 부채는 397조 9천억원으로 공공기관 부채의 2/3 비중을 차지한다. 공기업 부채만 따지면 GDP 대비 20.6%나 돼 OECD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기관 39개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60.4%였다. 그중 한전의 부채는 132조 5천억원을 기록해 혼자 1/3 비중을 차지해 가장 빚더미에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가채무는 정부가 보증한 공기업 부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야 한다. 왜냐하면 공기업이 만약 부도가 날 경우 그 빚은 정부가 고스란히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나타난 국가채무 비율은 정부가 국민에게 눈속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가계부채나 기업의 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외환보유고도 적어 위험이 크므로 재정전건성이 아주 중요한 나라다”며 “따라서 절대로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내년 초 대선을 앞두고 국가재정을 갖고 표에 이용하는 것은 금권선거나 다름없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정말 순수하게 국민 지원을 하고 싶은 것이 목적이라면 선거가 끝난 이후에 얘기를 꺼내야 진정성이라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나랏빚은 청년들이 짊어져야할 몫으로 지금 같은 속도로 국가채무가 증가하면 그만큼 청년 세대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준칙 법제화 등 재정건정성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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