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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NDC 상향안 선포에 중화학 업계는 ‘비상’
특집 기업

[비즈라이프] 정부의 NDC 상향안 선포에 중화학 업계는 ‘비상’

온실가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온실가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열·에너지 다루는 산업 구조상 온실가스 발생에 취약

업계선 수소 투자 및 온실가스 감축 기술 적용 등 총력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세계에 선포했다. 업계에선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얼토당토않다고 비판한다. 특히 산업 구조상 온실가스 발생에 취약한 중화학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모한 계획이 업계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업계에선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8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세계 정상들이 모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40%로 감축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발표했다. 경영계는 현재 친환경 재생에너지로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업계와 소통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이상, 정부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NDC 상향안을 국제사회에 선포했고, 국내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중화학공업’이 강세인 국내의 산업구조를 보면 기업들의 이 같은 반응이 이해되기도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화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올해 1조 9080억 달러로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이 이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갖게 된 1등 공신으로는 제조업이 꼽히고, 그중에서도 정유, 철강,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의 비중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1970년대부터 국가 주도하에 발전하기 시작한 중화학은 철과 석유를 다루기 때문에 높은 열과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친환경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며, 이는 곧 석탄 화력 에너지 등을 사용해야 함을 의미하고,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공장 설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적용하거나, 청정수소 산업에 수조원을 투자하며 이미 세계에 선포된 NDC 상향안에 대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제공: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제공: 한화솔루션)

◆온실가스‘0’ 위한 그린 수소 밸류체인 구축

한화솔루션은 ‘에너지 대전환’과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화두가 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태양광과 그린 수소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 사업 시너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충남 대산에 세계 최초의 부생 수소발전소를 건설한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 체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린 수소의 생산 등 전 밸류 체인에서 사업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 측은 전기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인 ‘수전해 기술(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의 경우 케미칼 부문이 전해조를 이용한 가성소다 생산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경쟁사에 비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연구개발(R&D) 투자와 별도로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약 300억원을 들여 강원도 평창에 그린 수소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독일 등 해외에서도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실증 사업을 벌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그린 수소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기존 수전해기술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이는 P2G(Power to Gas)의 핵심 기술인 수전해 기술 분야를 이끌 외부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기술력을 조기 확보하기 위함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는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10년 이상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제공: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제공: 롯데케미칼)

◆“국내 수소 30% 공급토록 역량 키울 것”

롯데그룹의 주력사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₂’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물류 및 유통 인프라와 사업장 내 연료전지 및 터빈을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소비처와 수소 충전소 및 발전소에 대량으로 공급이 가능한 대규모 보유망을 가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활용해 수소탱크, 탄소 포집 기술 및 그린 암모니아 열분해 등의 친환경 기술 역량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또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오는 2025년까지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을 이용해 블루수소 16만톤을 생산하고, 2030년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해 블루수소(16만톤)와 그린수소(44만톤)가 혼합된 6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한다.

블루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수소를,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선제 투자의 관점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에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자 한다”라며 “그린수소 시대가 도래하면 생산된 그린수소를 기구축된 공급망에 투입해 수요자들이 탄소 걱정 없는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 활용 부문에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CCU기술 실증 설비를 여수1공장에 설치했고, 4월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5월 에어리퀴드코리아와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출하센터와 수소 충전소 구축에 공동투자하고, SK가스와 수소 충전소 건설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 모델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 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 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탄소배출 감축 위해 ‘전 사업장 RE100’ 추진

LG화학은 지난해 국내 화학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Sustainability 전략을 발표하고,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50년 탄소 배출량을 지난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톤으로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사업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톤 규모로 전망돼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서는 3000만톤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이에 LG화학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RE100(Renewable Energy 100) 추진에 나선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또 최근 한국형 RE100 제도인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연간 12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았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여수 특수수지 공장, 오산 테크센터 등이 재생에너지로 가동된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중국 내 전력 직접구매로 연간 140GWh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LG 측은 이를 통해 중국 장쑤성 우시의 양극재공장을 올해부터 재생에너지로만 가동하며 이를 통해 일반 산업용 시설보다 10만 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바이오 디젤 기업인 핀란드 Neste(네스테)와 MOU를 체결하고,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친환경 합성수지 생산에 나선다.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대체할 시 같은 투입량 기준 기존 제품 대비 온실가스를 약 50%가량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이 같은 노력 외에 책임 프로젝트 투자 재원확보를 위해 8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 원료 사용 생산 공정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산업재해 예방시설 등에 투자된다.

음극재2공장 태양광패널. (제공: 포스코케미칼)
음극재2공장 태양광패널. (제공: 포스코케미칼)

◆태양광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늘린다

포스코케미칼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나섰다. 세종시 소재 음극재공장 내 건물 옥상, 주차장 등에 태양광 발전용 패널을 설치하고 운영에 돌입하면서다.

이번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면적은 약 550㎡로 연간 209MWh 규모의 재생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기 위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늘려나갈 방침이다. 먼저 광양시 양극재공장을 비롯해 이차전지소재 생산 공장에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를 추진한다.

또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 구매거래를 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 등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은 조업 과정 중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로 재활용하고 생산 설비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등 사업 전반에서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울러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 연구 등을 통해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와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한-EU 배출권거래제 협력사업에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자원 재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폐기물로 처리되던 음극재공장의 흑연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순환자원 인증을 취득했다.

향후 이차전지소재 제품생산 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표시하는 환경성적표지 인증 취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동길 포스코케미칼 안전환경진단그룹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공정 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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