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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얻지 못한 ‘종교인 퇴직소득세 축소’ 개정안 결국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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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민심 얻지 못한 ‘종교인 퇴직소득세 축소’ 개정안 결국 제동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법사위, 조세 형평성 문제제기 터져나오자 소위로 회부

기재부 “형평성 문제 있지만, 국회4당 의견 모아서 수락 ”

기윤실 “종교인, 특혜 아니라 당당한 시민적 기여 원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일반인과 종교인, 심지어 종교계 내부에서조차 형평성 논란에 휩싸인 종교인 과세 관련 개정법안이 결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제동에 걸렸다. 종교인이 받는 퇴직소득에 대한 과세 범위를 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번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 ‘형평성’ 맞추자며 발의했는데… 다른 ‘형평성’이 복병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구 의원)는 전체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소위로 회부시켰다. 일반인-종교인, 종교인-종교인 등 조세형평성 논란을 겪고 있는 안건이라 이날 의원들의 이의 제기가 많았다.

여상구 위원장은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논의 후 재심의키로 결정했다.

이날 제기된 조세형평성 문제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됐다.

먼저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내에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를 내세워 이번 개정안 발의 명분을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월 1일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서 퇴직소득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종교인 간에서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세 시행시기인 2018년 1월 1일 이전에 퇴직한 종교인은 세금에 대해 비과세 되지만, 이후 퇴직한 종교인은 전체 퇴직소득에 대해 과세 됨에 따른 형평성 문제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구 의원)는 전체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소위로 회부시켰다.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 국회 실시간 생중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4.4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구 의원)는 전체회의를 열고 자유한국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소위로 회부시켰다.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 국회 실시간 생중계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4.4

일테면 성직자 A씨가 20년간 근무를 하다가 2017년 12월 31일 퇴직을 했다면 퇴직소득에 따른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성직자 B씨는 2018년 1월 2일 퇴직했다면 그는 20년간 퇴직소득에 대한 세금을 고스란히 납부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같은 종교인 간에도 조세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홍 장관은 “2018년 1월 1일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때 퇴직 소득에 대해서는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그 이후에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종교인이 과거 적립한 퇴직금에 대해 과세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교인 간 형평성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과 종교인 간 형평성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들의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예를들어 성직자 A씨가 2018년 12월까지 30년 동안 근무한 후 10억원을 퇴직금으로 수령했을 경우 현행 법안에서는 10억원에 대해 세금이 징수된다. 그러나 개정안으로 계산하면 범위가 1/30수준으로 축소된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종교인은 세금액이 500만원가량에 그치는 반면 근로자의 경우 원칙상 소득세를 1억 4700만원 가량을 납입해야 한다. 종교인은 1억 4200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홍 장관은 “국회 4당이 이같이 개정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일반인과 종교인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 되지만 국회 4당의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통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2002년에도 이와 비슷한 입법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종교인 내부에서도 소수의 종교인만 혜택을 보게되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다”며 “국민적인 수렴을 거치지 못했다는 과정과 절차의 문제도 제기된다. 서둘러 입법하기 보다는 종교계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도 조세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근본적으로 정부당국이 종교인 과세에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박주민 의원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홍 장관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후에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세금을 받았다가 다시 환급해야 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법사위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로 안건을 회부했다.

국민 3명 중 2명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통과시킨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정안을 반대하는 응답인 ‘발생한 모든 퇴직금에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에 65.8%가 찬성했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에 발생한 퇴직금에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찬성이 20.9%에 그쳤다. (제공: 리얼미터) ⓒ천지일보 2019.4.3
국민 3명 중 2명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통과시킨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정안을 반대하는 응답인 ‘발생한 모든 퇴직금에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에 65.8%가 찬성했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에 발생한 퇴직금에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찬성이 20.9%에 그쳤다. (제공: 리얼미터) ⓒ천지일보 2019.4.3

◆ 국민 3명 중 2명 “개정안 반대”

민심은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짙다.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에 상정된 이번 개정안은 종교인의 퇴직금에 대한 소득세를 종교인 과세를 시행한 2018년 1월 이후의 퇴직금에 한정해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정안을 반대하는 응답인 ‘발생한 모든 퇴직금에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에 65.8%가 찬성했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에 발생한 퇴직금에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찬성이 20.9%에 그쳤다.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모름/무응답’은 13.3%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국민 대다수가 종교인도 예외 없이 다른 직종과 동일한 방식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 평등주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회 본회의 결과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세부적으로 한국당 지지층과 보수층을 포함한 모든 이념성향, 정당지지층, 지역, 연령에서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여론이 대다수이거나 우세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반대 74.1%)과 정의당(70.2%) 지지층‧진보층(74.7%), 대구·경북(76.5%)과 경기·인천(73.3%), 40대(78.6%)와 50대(71.8%)에서 반대 여론이 70% 선을 넘었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2일에 전국 19세 이상 성인 6858명에게 접촉해 최종 505명이 응답을 완료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방증하듯 이번 법안과 관련한 비판 목소리가 종교계 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

납세자연맹과 종교투명성센터는 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국회가 종교인에 대한 과도한 특혜 논란으로 현재 위헌소송까지 걸려 있는 종교인 세금문제에 이번에는 종교인의 퇴직소득을 대폭 줄이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청원의 글을 올리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
납세자연맹과 종교투명성센터는 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국회가 종교인에 대한 과도한 특혜 논란으로 현재 위헌소송까지 걸려 있는 종교인 세금문제에 이번에는 종교인의 퇴직소득을 대폭 줄이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청원의 글을 올리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

◆ 특혜 거부하는 기윤실… 선 긋기 나선 조계종

3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발의된 법안의 취지와 관련해 “잘못된 해석”이라고 꼬집고 나섰다.

기윤실은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말한다”며 “2018년 1월 이전에도, 종교인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금을 낼 의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종교인의 퇴직금에 대해서도 소득이 발생한 전 기간에 걸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이 시작된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기윤실은 “종교인들이 나서서 법의 개정을 요청하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해온 운동의 결과”라며 “종교인이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당당한 시민적 기여다. 지금 종교인의 납세를 반대하거나, 퇴직금에 대해 특혜를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일부 종교인들의 그릇된 주장이 과잉 대표돼 나타났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윤실은 “종교인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많은 소득을 올리고 거액의 퇴직금을 받는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이런 법안은 필요 없다”며 법안 부결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그간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해온 종교투명성센터와 한국납세자연맹도 개정법안 추진에 반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돌입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번 개정안을 둘러싸고 ‘종교인 특혜’ 논란이 거세지자 선긋기에 나섰다. 출가수행자인 스님들은 퇴직금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일부 매체들이 종교인에 대해 목사, 스님, 신부 등 직접적인 직분을 언급하자 ‘스님’을 수혜대상으로 표현하는 데 자제를 요구했다.

한편 국회 조세소위원회는 국회는 이와 관련해 ‘소급과세문제’를 언급하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상인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은 조세소위 회의에서 “종교인 소득 과세가 시행된 2018년 1월 1일 전의 (퇴직금) 해당분에도 과세하는 것으로 운용돼왔다”며 “이를 두고 소급과세와 과세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법안을 발의한 정성호 의원은 “종교 관련 종사자의 퇴직소득 과세범위를 2018년 이후 해당분으로 명확히 하여 종교 관련 종사자의 퇴직소득에 대한 과세의 구체적 합리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종교인 불이익을 줄여 종교인 과세를 안착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시간이 지난 뒤에 종교인들과 일반인들의 퇴직금 기준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한국교회 보수진영은 지난해 종교인과세가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민사회의 반발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 보수 진영 등 일부 종교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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