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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새벽 무슨 일이… 남아공 청소년 집단 의문사 현장 보니
국제

그날 새벽 무슨 일이… 남아공 청소년 집단 의문사 현장 보니

27일(현지시간) SNS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클럽 사망 사건 현장. (출처: 남아공 네티즌 트위터)
27일(현지시간) SNS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클럽 사망 사건 현장. (출처: 남아공 네티즌 트위터)

남아공 클럽서 21명 의문사

사망자 모두 13~17세 청소년

사인 안 밝혀져 추측 무성해

독극물·독성가스 중독 유력

[천지일보=이솜 기자] “그들은 춤을 추다가 죽었습니다. 춤추다가 쓰러져 사망했어요. 말 그대로요.”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키 셀레 경찰 장관이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 발표다. 이틀 전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이스트런던의 한 술집에서 발생한 십대 21명 집단 사망 사건에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남아공 당국은 학교 시험이 끝난 후 파티를 하던 미성년자 청소년 21명의 의문사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사망자 21명은 모두 13~17세 사이의 청소년들이었다. 이들의 시신은 지난 25일 새벽 한 클럽 댄스 플로어에 널브러져 있거나 의자와 테이블에 주저앉은 채 발견됐다. 17명이 클럽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역 병원에 실려 간 3명이 사망했고 1명은 병원으로 가던 중 목숨을 잃었다.

생존자들도 있었다. 현지 보건부는 생존자들이 허리통증, 가슴 조임,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셀레 장관은 사망한 십대들이 새벽 2시에서 4시 30분 사이에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아마 현기증을 느끼고 소파에 누웠다가 사망했을 것”이라며 “이들 모두는 누군가가 주목했어야 할 아이들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SNS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클럽 사망 사건 현장. (출처: 남아공 네티즌 트위터)
27일(현지시간) SNS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클럽 사망 사건 현장. (출처: 남아공 네티즌 트위터)

◆“공짜 술 받고 정신 잃어” 증언도

사인이 즉각 밝혀지지 않자 이 비극의 원인에 대한 추측도 쏟아지고 있다.

조사당국은 피해 청소년들이 클럽에서 먹거나 마시거나 피운 물질이 이들을 중독 시켰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법의학 샘플을 독극물 실험실로 보내 10대들이 파티중 독극물이나 독소를 섭취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생존자가 당시의 상황을 증언한 음성 파일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17세 여성인 이 생존자는 SNS 이벤트를 보고 2명의 친구와 함께 클럽에 도착했을 때 공짜 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많았고, 다른 친구가 숨 쉬기가 어렵다고 하자 이 생존자는 카운터에 가서 물을 요청했다. 그곳에 있던 클럽 주인의 여자친구가 나이를 물어 생존자는 17살이라고 답하자 그는 물이 아닌 사바나라는 술을 권했다. 이 생존자는 자신이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 친구 2명을 포함한 모두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현지 신문에서는 압사를 제기했다. 클럽 주인이 AFP통신에 “손님들이 이미 꽉 차 있음에도 이들(피해 청소년들)은 강제로 클럽에 들어오려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시신에서 눈에 띄는 부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압사는 배제했다.

클럽 주인이 밀려오는 손님을 막기 위해 최루가스 스프레이를 뿌렸다, 최루가스를 뿌린 후 나가지 못하게 경비원들이 문을 막았다는 소문 등도 난무하다. 한 네티즌이 공개한 사건 당시 클럽 상황 영상에는 손님들이 빽빽이 서서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고 있다.

◆남아공 청소년 음주 문제 재조명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18세 미만 인원은 출입이 금지돼야 하는 클럽에 이런 젊은이들이 모인 이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아공에서는 18세 미만의 음주와 술 구매는 불법이다. 당국에 따르면 해당 클럽은 형사 고발과 함께 주류 판매 허가를 취소당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남아공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청소년 음주가 다시 주목됐다.

이스트런던 변두리에 사는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이 클럽이 미성년자들을 손님으로 받고 있어 몇 주 전에 당국에 클럽을 폐쇄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서 남아공 네티즌들은 클럽 이름으로 #Enyobenitavern 해시태그를 붙여 청소년들의 음주 문제를 지적했다. 대부분이 클럽 또는 술집 소유주의 잘못을 물었다.

남아공 주권 보호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이 클럽에서 어떤 종류의 음료나 음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것인가”라며 “맹세컨대 악마의 본부는 우리나라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이렇게 매일 파리처럼 죽어날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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