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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
오피니언 칼럼

[IT 칼럼]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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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지 않고도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열린다. 전기 자극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약이 10월 말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천연물질 혹은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기존의 약이나 의료 시술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생체전자공학(bioelectronics) 발달을 바탕으로 개발 중이다.

우리 식약처에서는 전자약을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의약품과 같이 치료를 주목적으로 한다는 점이 기존 의료기기와는 다르다. 또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허가를 거쳐 의사 처방으로 환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건강 보조기기와도 다르다.

전자약은 디지털 치료제(DTx)와 함께 3세대 치료제(알약 등 저분자 화합물이 1세대, 2세대는 항체·단백질·세포 등 생물제재)로 분류된다. 다만 전자약은 전기 자극을 주는 하드웨어(HW) 기반이라는 점에서 소프트웨어(SW)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와 구분하기도 한다. 디지털 치료제에 포함하기도 한다.

협의의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SW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 등이 디지털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앱)·게임·VR·인공지능 등 고품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독립적으로 사용되거나, 의약품·의료기기·기타 치료법들과 병행 사용이 가능하다. 다른 치료제들과 같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하고, 규제기관의 인허가를 거쳐 의사의 처방으로 환자에게 제공된다.

이들은 미세 전기자극을 통해 우울증, 치매, 뇌전증 등 다양한 뇌질환을 치료하거나 비만, 요실금, ADHD, 안면신경마비, 이명, 항암치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후 무기력증, 피로,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코로나(Long COVID-19) 증상 치료에도 기존약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과 달리 특정 부위에 제한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일반의약품과 비교해 화학적 부작용이 없고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자의 원격진료·재택치료에 활용할 수 있고 치료 상황을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전자약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전통 제약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세계 전자약 시장은 매년 10% 이상 고성장 중이다. 아이디테크엑스는 전자약 시장이 오는 2029년 600억달러(약 7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약은 한국에서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와이브레인은 지난 4월 식약처에서 우울증 치료용 전자약 ‘마인드스팀’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뉴아인은 VR(가상현실) 기기처럼 눈에 착용하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뉴냅스의 뇌 손상 후 시야 장애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뉴냅비전’은 VR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치료제로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KT는 최근 미국 뉴로시그마와 신경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의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뉴로시그마와의 사업 협력을 시작으로 전자약을 비롯한 디지털 치료제를 헬스케어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시장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자 최근 바이오도 급성장 중이다. IT와 바이오가 융합한 전자약이 미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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