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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피니언 칼럼

[미디어·경제논단] 언론자유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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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는 전문가형 사회를 엮는 ‘유기적 연대(organic solidarity)’ 기능을 한다. 아무리 완벽한 분업이 일어나도, 사회가 분화되면 될수록 언론의 통합 기능이 돋보인다. 구체적으로 사회 각 부분이 일탈이 일어나면 감시를 하고, 각 부분이 건전하게 발전하면, 각 기능을 엮어준다.

민주주의 발전은 그 연대의 기능이 특색이다. 그 전 집단은 종교, 규범 등 ‘기계적 연대(mechanical solidarity)’로 개인을 엮었다면, 전문가형 사회는 유기적 연대가 필요하게 된다. 이때 분화와 전문화된 사회가 서로 통합을 이루게 된다. 여기서 사회의 하부구조인 공급망 생태계, 풀뿌리 민주주의 그리고 언론 자유가 함께 작동을 하면서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헌법정신이 작동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사에서 언론의 자유를 35번 언급했다. 각 가지 산업생태계가 무너지고, 언론자유가 절름발이가 됐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했을 이유가 없다. 그가 말한 ‘자유, 인권, 공정, 연대’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 기본권이 반드시 흔들린다. 그 이유로 문재인 청와대는 중국과 북한에서 하는 빗나간 국가주의를 작동시켰다. 이런 문화의 탈출로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를 여러 번 언급했다. 또한 그는 국민이라는 용어 대신 ‘시민’이라는 말을 15번 사용하는 한편, 16일 취임 첫 국회시정연설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을 사용했다. 민족주의·국가주의는 쏙 빠졌다.

산업 공급망 생태계가 무너지고, 중산층이 붕괴된 시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작동할 이유가 없다. 6.1 지방선거 투표용지 발송될 시점(05.18)인데, 깜깜이 선거는 계속된다. 각 시도 교육감 선거는 강성 전교조에 맡긴지 오래전이고, 시민들은 백년대계를 기획할 후보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또한 6.1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 지역 구의원 3분의 1가량이 투표하기도 전에 이미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일보, 5월 18일).

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 노동제, 최저임금제, 연금사회주의, 정부의 기업 감사지정,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와 폭력으로 공급망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기업의 난항인데, 입법·사법·행정은 한 패거리로 움직이고, 언론은 감시기능을 포기했다. 언론사는 1만개나 되고, 청와대 출입기자만 1000명이 된다.

대장동 사건에서 봤듯이, 시·도 단체장을 감시하는 기구도 없다. 각 시도에 산재해 있는 언론들은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제도의 감시가 되지 않는다. 그 대신 빗나간 국가주의가 기승을 부린다.

한편 용산 대통령 직무실 1층 내 프레스센터 공사가 바쁘다. 이름도 춘추관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니라, ‘국민소통관 출입기자’로 바꾸고, 기자회견장 제1·2·3 기자실(펜기자실), 사진기자실, 영상기자실 등으로 꾸민다고 한다. 벌써 자리 쟁탈전으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반발을 했다.

따지고 보면 그곳에 기자가 진을 치고, 주류 문화를 만들어가는 형태로는 공급망 확장, 풀뿌리 민주주의, 언론자유 확대는 기대할 수 없다. 출입처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자유, 인권, 공정, 연대’는 물 건너간다.

공영방송 KBS 취재 실태가 공개됐다. 기자 개개인의 자유, 독립, 전문성의 문제이다. KBS 노동조합성명(5월 15일), 6.1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토론회를 왜 전 국민이 봐야해?’에서 “지방선거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은 지대하다. 혼탁선거를 바로 잡고 정책대결의 장으로 이끌어줄 의무가 공영방송 KBS의 책무다. 실질적으로 전국적인 단일 네트워크망을 가진 KBS는 그래서 주요선거 때마다 선거보도의 핵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핵심 국가기간방송사이다.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엉망진창’ 방송인가?...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토론회를 왜 영남, 호남, 충청, 제주 등지의 시청자가 봐야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젠 민주당의 엄호 역할까지 한다. KBS 노동조합(5월 19일)은 “구청장 후보자의 부인이 금품살포 의혹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는 것이 ‘별 시덥지 않은’, 그래서 무시해도 되는 팩트인가? 선거가 바로 코앞인데. 연합뉴스 발로 기사가 출고된 지 벌써 이틀이 넘었다. KBS 부산방송총국 보도국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단신 기사 한 줄도 없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민주당 후보 부인의 금품살포 의혹 고소사건과 관련한 규탄성명서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부산총국 보도국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단신기사도 없고 방송도 안 한다”라고 했다.

지역 민주주의가 싹트지 않는데, 공급망 발전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 일본 NHK 경영계획(2021~2023)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으로 ‘업계의 발전의 공헌’이 있다. 공급망 확충에 관심을 갖는다는 소리이다. 신임 정부는 ‘자유 확대와 빠른 성장으로 나라 재건’이라는 구호를 내건다.

지금까지 포털에 기댄 언론은 포털의 ‘아웃링크’ 기사로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 물론 질 좋은 콘텐츠는 절대로 청와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다. KBS노동조합 혁신 방향 토론회에 나온 이준호 동의대 교수는 자유주의 전문가형 사회를 말했다(5월 19일). 지금까지 공영방송의 내용과 구조가 이들 3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들 요소가 유기적 연대를 이뤄 응집된(coherent) 사회를 이루지 않으면, ‘빠른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이들이 결합해 집합의식(conscience collective)을 이루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자유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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