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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턱밑까지 오자 동구권 패닉… “2차대전 실패한 동맹 기억해”
국제

러軍 턱밑까지 오자 동구권 패닉… “2차대전 실패한 동맹 기억해”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여권사무소 앞에서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전날 폴란드로부터 약 24㎞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면서 폴란드 주민들 사이에 공포는 커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여권사무소 앞에서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전날 폴란드로부터 약 24㎞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면서 폴란드 주민들 사이에 공포는 커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러 미사일, 폴란드 근처 공격

폴란드서 여권 갱신·사재기 ↑

“주민들 모두 두려워하고 있어”

美, 中에 “러 지원 말라” 경고

EU 4차 제재… 철강 등 금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14일(현지시간) 폴란드 중부에 위치한 수도 바르샤바 크루차 거리에 있는 여권사무소 앞에는 수십년간 볼 수 없었던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슈퍼마켓에서는 쇼핑객들이 통조림, 생수, 손전등, 건전지 등을 장바구니에 가득 채웠다. 거리에서 주민들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고 그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전날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에서 24㎞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를 공격하면서 폴란드에서는 전쟁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해 주민들이 여권을 갱신하고 물자 비축에 나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여권사무실 밖 거리에서는 저스티나 위니카(44)가 딸 미할리나(16)의 여권 양식을 작성하고 있었다. 위니카는 AP통신에 “여권이 만료돼 갱신하러 왔다”며 “여행도 가고 싶지만 폴란드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해외에 갈 수 있게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경 바로 너머에서 벌어진 전투 때문에 두려운 것이냐는 질문에 위니카는 “오늘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은 두려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어떤 식으로든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지만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와 그 시대 (실패한) 동맹들을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동구권 국가였던 폴란드가 1999년 나토에 소속된 이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최근 러시아군의 공격은 시민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국경에서 25㎞도 떨어지지 않은 야보리우에 위치한 군사훈련소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지며 35명이 숨졌고 국경에서 약 160㎞ 떨어진 안토폴에서는 로켓 공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폴란드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침공을 시작한 이후 18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번 야보리우 훈련소와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인도주의적 노력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폴란드 주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0년 이상 소련의 지배를 받던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전쟁의 잠재적 위협을 인식하고 있다.

에밀리아 간카즈(61)는 “우리는 지금껏 안전하게 살아왔다”며 “나는 이번 전염병 대유행이 나의 최악의 경험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우리 국경을 넘어 전쟁이 벌어졌다. 만일을 대비해 양초, 말린 음식, 견과류, 통조림 등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의 불을 끄고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아파트의 불을 끄고 있다.

◆美 “中에게 러 지원 좌시 않겠다 전달”

한편 밤새 러시아 동쪽 국경 근처부터 서쪽 카르파티아 산맥까지 우크라이나 전국의 도시와 마을에 공습경보가 울렸고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는 전투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수도 교외 여러 곳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중 긴장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 역시 원조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보도를 부인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에 (러시아 지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4차 제재안에 합의했다고 프랑스 당국이 이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산 철강과 철 수입 금지, 사치품 수출 금지,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금지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영국 첼시 축구 구단 소유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등 14명도 제재 명단에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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