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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壬寅年) 호랑이 해를 맞이하며
오피니언 칼럼

[환경칼럼]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해를 맞이하며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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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의 해’이다. 호랑이는 범이라고도 부르며 서울올림픽대회의 마스코트로 선정될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며, 그 밖의 여러 설화를 비롯해 그림과 조각 등 미술품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주역(周易)’에서 호랑이의 방위를 지칭하는 인방(寅方)도 만주와 우리나라를 지목하는 동북방인 것을 보면 우리 민족과 호랑이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겠다.

호랑이는 고양이속의 여러 가지 성질과 습관을 지니고 있으며, 동작이 매우 빠르고 매사에 조심성 있게 행동한다. 뛰는 것이 매우 빨라서 한 번의 도약이 4m에 달하며, 다른 야생동물을 쫓아갈 때에는 7∼8m의 먼 거리를 무난히 뛰며, 큰 바위나 높은 곳에서 아래로 도약할 때에는 10m까지도 뛰어내린다. 헤엄을 잘 치며 무더운 여름에는 냇가로 내려가서 산간 계류의 선선한 곳에서 쉬고, 낮에는 모기와 등에를 피해 폭포수가 떨어지는 물안개가 낀 물가의 바위 위에서 낮잠을 잔다.

우리나라의 백두산과 장백산 일대, 중국 동북지방의 소흥안령 일대와 소련의 극동지방, 연해주의 흑룡강 계곡 등에 극히 일부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예전에는 백두산 고준지대(高峻地帶) 원시산림과 바위동굴에서 볼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의 연해주 일대의 원시산림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현재 극동지역의 분포권 내에서는 약 300~400마리가 생존하리라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산악국가여서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해 ‘호랑이의 나라’였다. 하지만 이제는 야생에서는 더이상 호랑이를 볼 수 없게 된 지는 이미 오래이다.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부터다. 조선 중기인 17세기부터 인구 증가와 농경지의 확대로 호랑이의 서식지가 축소됐다. 그러다 보니 호랑이와 사람이 접촉하는 빈도가 늘면서 호환(虎患)도 증가했고 가축의 피해도 컸다. 그래서 가장 무서운게 호환마마가 됐다. 조선왕조는 백성들의 생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건국 초기부터 호랑이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특수 부대인 착호군(捉虎軍)을 중앙과 각 지방에 뒀다. 또한 호랑이 가죽으로 세금을 내게 하는 ‘호피공납제’도 생겼다. ​그리고 백성들에게도 호랑이 함정 파는 법이나 활쏘는 법 등을 알려주어 호랑이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게 했다.

조선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호랑이의 수가 많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1900년대 초까지도 적잖은 수의 호랑이가 한반도에 서식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의 기상을 꺾고자 호랑이 잡는 부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짐승들을 잡아 없앤다는 명목으로 해수 구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포획했고 이와 함께 호랑이도 절멸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제 남한에서는 더 이상 야생 호랑이를 볼 수 없지만, 러시아 극동 지역에 수백마리 정도가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1930년대에 러시아에서도 호랑이는 거의 멸종 직전까지 이르렀으나, 옛 소련 시절부터 보호구를 설치하고 호랑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세계의 여러 동물 보호 단체들까지 힘을 합쳐 러시아 지역의 호랑이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년 7월 29일을 ‘세계 호랑이의 날’로 지정해서 호랑이 보호와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 호랑이의 날은 2010년 11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국제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처음 지정됐다. 이 회담에서는 호랑이가 서식하는 13개국의 정상들이 참석해 호랑이의 날 지정과 더불어 호랑이 보전 방안을 논의하고 보전 목표를 설정했다. 호랑이가 서식하는 13개국을 ‘호랑이 범주 국가’라고 하는데 부탄, 네팔,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러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태국, 라오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은 여기에서 빠져있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호랑이를 상징 동물로 이용하고 문화적, 역사적으로 우리네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만큼 대한민국 정부도 한국호랑이 보전과 복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음 정상회담에 참가 표명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호랑이 정상회담은 2010년이 호랑이 해였던 만큼 다음 호랑이 해인 2022년 올해 다시 개최될 예정이다.

새해가 겨울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란 말이 있다. 세모에 지난 한 해 동안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것은 삶의 지혜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 또한 ‘용기’이다. 밝아온 새해는 호랑이의 용맹함과 상서로운 기운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도 물리치고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세상, 마스크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 함께 침 튀겨가며 밤새 웃고 떠들고 놀아도 좋은, 손잡고 어깨 걸고 맨살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아울러 한반도에서 호랑이의 부활도 함께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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