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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러시아 지렛대 삼는 대북 카드 써야… 러시아 백신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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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러시아 지렛대 삼는 대북 카드 써야… 러시아 백신도 검토”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중국은 한반도 통일 원치 않아

중국 지렛대 삼으면 이용만 당해

중국 경제의존도 빠르게 줄여야

러시아, 남북합작사업에 큰 기대

다양한 백신 검토가 한국에 유리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원할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대북정책의 지렛대는 중국이 아닌 한반도 통일을 원하는 러시아가 돼야 합니다.”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쓴소리를 뱉었다. 러시아에서 11년간 외교관으로 일한 그는 언뜻 친러 인사로 보였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에 대한 염려와 북한과 중국의 속내를 간파한 혜안이 있었다.

30일 박병환 전 공사를 만나 최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질문했다.

- 러시아를 대북정책의 지렛대로 삼아야 하는 이유는.

유라시아 철도, 가스관 설치, 전력망 구축 등 남북한 합작사업이 진행되면 러시아 경제에 엄청난 이득이 된다. 과거가 어쨌든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는 한반도가 통일되기를 원하고 있다. 남북냉전 국면 때문에 이런 사업이 멈춰 있는 것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나라가 러시아다. 또 러시아는 막강한 군사력과 기술력이 있다. 러시아가 중국을 견제하면 중국도 지금처럼 큰소리치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동상이몽이다. 러시아를 흔들려는 서방세력에 푸틴 대통령이 맞서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 결코 같은 노선을 갈 수 없다. 북한 정권의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중국이 아닌 소련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북정책에 지렛대로 삼아야 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닌 러시아여야 한다.

- 중국을 대북정책 지렛대로 삼으면 안 되는 이유는.

막강한 하이테크 기술에 핵무기까지 보유한 통일 한반도는 중국에 위협이 된다. 그렇다고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의 해로와 상공이 막혀 중국 경제에 치명적이라 한반도 전쟁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남북한이 적당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남한 북한을 다 적당히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입장에 있는 중국을 지렛대로 삼으면 이래저래 이용만 당하기 쉽다. 만약 북한 김정은 정권이 무너진다든지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중국은 즉시 북한으로 군대를 보내 평양에 중국의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려 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뿐이라고 생각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 대중 수출 비중이 매우 높아 문재인 정부는 친중 정책을 지향한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친중 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서 중국 의존도를 빠르게 줄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든다. 중국 의존도가 높으니 중국과 함께 가겠다는 친중 정책은 앞으로 우리 경제에 큰 리스크를 낳고 중국에 휘둘릴 소지를 자초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매력적인 나라다.

- 최근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갑론을박이 있다.

백신은 다양하게 검토할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 백신 판매는 엄청난 비즈니스다. 스푸트니크V에 대한 일부 유럽의 비판은 자국 백신을 판매하려는 공작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전 총리 입장이 다른 데 정치적 발언이라고 본다. 다양한 백신을 검토할수록 우리에겐 경제적으로 이득일 수밖에 없다. 또 국민 보건 입장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면 러시아 백신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 최근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로 푸틴 대통령이 지목되고 있다.

솔직히 나발니가 푸틴의 정적감이 되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이 그를 독살시키려고 했을까 의문스럽다. 나발니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견해도 있는데 당시 야권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김 전 대통령과 일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뿐이고 야권 지도자 중 한명인 나발니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 서방에서 나발니 수감을 이유로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푸틴을 압박한다.

인권문제는 서방국가가 전통적으로 특정국가를 압박하는 수단이다. 러시아 관련 국내 보도의 가장 큰 맹점은 현지 상황을 아는 기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언론은 서방 언론이 보도한 것을 그대로 인용 보도한다. 푸틴이 통치하는 러시아는 과거 소련 붕괴 직후 옐친 대통령 당시 러시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서방국가는 이런 데 불편을 느끼고 있고 푸틴이 물러나길 바라고 있다. 이런 정치적 계산이 나발니 사건을 계기로 묻어 나오고 있는데 그대로 인용보도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0일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가 천지일보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갑론을박과 나발니 독살 등 러시아 이슈와 함께 우리 정부의 러시아 외교정책 전반에 관해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30

- 러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러시아 학자 중에 극동지역에 한국인(남한 북한)이 와서 정착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사람이 있다. 그 이유로 중국인들은 법을 잘 안 지키고 집단주의가 강한 반면 한국인들은 법을 잘 지키고 머리도 뛰어나고 주변에 해도 끼치지 않고 잘 융화하는 민족성을 들었다. 여기에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있다. 또 한국산 식품과 전자제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한국인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연해주에 살던 수많은 고려인이 1930년대 당시 소련의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해 많은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한민족 특유의 부지런함과 영특함으로 러시아 지도급 인사들이 많이 배출됐다. 한민족의 우수성을 러시아인들이 다 인정한다. 반면 현재 극동시베리아지역 인구의 약 10%가 중국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러시아는 인구가 희소한 이 지역이 중국인들에 의해 잠식될까봐 중국인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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