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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국 가상화폐 제도화 하는데… 韓은 관련법 없어 계속 제자리걸음
경제 금융·증시

해외 주요국 가상화폐 제도화 하는데… 韓은 관련법 없어 계속 제자리걸음

비트코인. ⓒ천지일보DB
비트코인. ⓒ천지일보DB

코인 상장심사·공시 의무화

법으로 규제·투자보호 병행

“韓, 좋은 기술 있어도 불신”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를 부정하고 거래소의 폐쇄까지도 경고하는 발언 이후 코인시장이 잠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조금씩 회복해가는 분위기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은 위원장을 비판하면서 코인시장이 유지될 것이란 안도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인시장은 3년 전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이 발 빠른 대응으로 가상화폐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투자자 보호에 나선 것과 극명하게 비교가 되고 있다.

가상화폐가 큰 화제가 됐던 2018년 규제 법안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아무런 규제안도 마련하지 않았다. 아직 부처별로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법률상 정의가 명확히 내려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내년부터 가상자산 곧 가상화폐로 얻은 수익에서 과세하기로 했다. 연 250만원까지만 공제하고 그 이상 수익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국내 상장주식에 대해 2023년부터 5000만원 초과액에 대해서만 과세하기로 한 것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 생각은 않고 세금부과만 결정한 것이다. 이번 사태로 2030세대 반발이 심하자 대선도 앞두고 있으니 여당에선 이제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000만원대까지 하락한 가운데 2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1시 비트코인은 58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6500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하루 만에 다시 6000만원선도 내준 것이다.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천지일보 2021.4.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000만원대까지 하락한 가운데 2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1시 비트코인은 58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6500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하루 만에 다시 6000만원선도 내준 것이다.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천지일보 2021.4.23

해외, 가상화폐 상장 심사 및 공시의무 부여

미국은 투트랙으로 가상화폐를 규제하고 있다. 연방 기구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화폐를 금융·증권 상품으로 규제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같은 유통시장은 개별 주법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가 있는 뉴욕주는 2015년 세계 최초의 가상 화폐 특화 법률인 ‘비트 라이선스(면허)’를 만들어 이용자 보호에 나섰다. 거래소는 면허를 따야 영업이 가능하고, 공시와 불법 자금 세탁 행위 예방 의무를 지닌다. 워싱턴주는 기존 자금송금업법에 근거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규제한다.

일본은 규제를 가장 강하게 했다. 2014년 가상 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을 겪으며 가상화폐 관련 규제 법안을 도입했다. 2019년 개정된 ‘자금결제법’과 ‘금융상품거래법’은 가상화폐 교환업자는 당국에서 인허가를 받도록 규정했다. 거래소는 가상화폐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해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의무도 지닌다. 또한 거래소에 가상 화폐를 상장하려면 금융청의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는 주식상장과 비슷한 절차를 밟는 셈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가상화폐를 투자 상품으로 규정하고 제도화했다. 지난해 11월 홍콩 재무국은 증권선물위원회가 모든 가상 화폐 거래를 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고객의 재무 상황에 따라 거래 한도를 설정해야 하고, 고객이 복수의 계좌를 갖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규제 준수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매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 자격을 전문 투자자에게만 부여해 일반 개인은 혼자서 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때문에 과도한 규제라는 반발도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월부터 ‘지불서비스법’을 통해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사업자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과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9년 기업성장변화법을 통해 ICO를 규제하고 있는데, 일정 요건을 갖춰 허가받지 않으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없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까지 포괄적인 가상화폐 규제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비트코인 가격 오름세[서울=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2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비트코인 가격 오름세[서울=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2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전문가들 “시장 인정하고, 제도권 들어오게 해야”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내에선 여전히 방향을 못잡고 있다. 주무부처에서는 역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시장을 건전하게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투자자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인정은 하지 않으면서 수익에 대해 과세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우리나라는 거래소마다 제대로 된 규정이 없으니 많이 상장하고 있고 거래소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등의 주요 선진국처럼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해서 엄격한 기준도 적용해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상화폐로 지급·결제·송금·환전·쇼핑까지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한 핀테크기업 ㈜다윈KS의 이종명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73개국이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결제하는 양방향서비스를 인정하고 이용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뛰어난 블록체인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불신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로 국내 거래소들의 옥석이 가려지는 계기도 되겠지만,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에 대해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이 해외에 뒤처지게 되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어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삼흠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장은 “무엇보다 거래소와 코인을 상장하는 이들이 서로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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