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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유료화’ 시작되나… “구글·페북, 韓 언론사에 저작권료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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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뉴스 유료화’ 시작되나… “구글·페북, 韓 언론사에 저작권료 내야”

구글. ⓒ천지일보DB
구글. ⓒ천지일보DB

‘뉴스 저작권료 의무화’ 정책

언론사와 분쟁 시 정부 개입

“언론 시장 피폐화 막아야”

미국·유럽·호주, 유사법 통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언론사들이 구글·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뉴스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뉴스 콘텐츠 유료화’가 해외에서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흐름을 타고 국내 언론사들도 해외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뉴스 사용료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언론사가 지면 신문을 판매하고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만 이익을 얻어 운영하던 시대에서 인터넷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대로 바뀜에 따라 미국·유럽·호주 등 국가들이 뉴스 저작권 관련법을 개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해외 인터넷 플랫폼을 대상으로 국내 언론사에 뉴스 저작권료를 지급하게 하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 뉴스를 공짜로 쓰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는데도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이달 15일 구글·페이스북이 한국 언론사에 정당한 뉴스 사용 대가를 내도록 하기 위해 저작권법과 신문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안 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참여한다.

김 의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언론의 콘텐츠를 이용해 이익을 독식하고 언론 시장을 피폐하게 만드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신문법에는 인터넷 플랫폼이 언론사 뉴스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포털만 자율적인 협상을 통해 뉴스 전재료 또는 광고 수익 일부를 언론사에 내고 있다. 반면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은 한국 언론의 뉴스를 사용하면서도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언론의 저작권료 지급 요구에 대해 “구글은 검색 결과만 제공할 뿐 뉴스 전문(全文)은 해당 뉴스 사이트로 넘어가 보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즉 자사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뉴스가 ‘아웃링크’이기 때문에 언론사와 뉴스 전재료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공룡 플랫폼 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룡 플랫폼 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개정안은 구글처럼 검색 결과나 이용자 경향을 분석한 결과로 기사를 배열해 매개하는 업체도 인터넷 뉴스 사업자로 규정해 적정한 저작권료를 내도록 규제한다. 또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의 범주를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라도 국내시장이나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고 명시했다. 개정안에는 인터넷 플랫폼과 언론사의 협상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조항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대가 지급에 대한 양측의 분쟁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입법이 성사되면 국내 언론사들은 합의를 통해 뉴스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지급받는 것에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저작권료는 뉴스 제휴 서비스를 합의하는 당사자들이 뉴스 기사에 대해 얼마를 책정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뉴스 전재료를 언론사에 지급 중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면 언론사와 플랫폼 간 적정한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정부 차원에서 설정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장에 (제도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유럽·호주 등의 선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의 테크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대상으로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압박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2021 언론경쟁유지법’이라는 법안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국 내 미디어가 합동으로 구글·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현재 구글은 검색 결과에서 전문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사에 저작권료 대신 광고 수익 일부만 나눠주고 있다.

이미 유럽은 2019년 유럽 의회에서 디지털 단일시장 저작권 지침(DSM 지침)을 통해 언론사에 저작인접권을 부여하고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언론사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했다. 또한 DSM 지침은 프랑스에서 이미 국내법으로 도입된 바 있다.

앞서 호주 의회도 지난달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 의무 협상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디지털 플랫폼과 뉴스 제공자가 사용료 협상을 벌이도록 장려하고 협상에 실패하면 조정 절차를 밟도록 강제한다. 이를 통해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은 구글과 뉴스 사용료 계약을 맺었다. 뉴스 사용료를 낼 수 없다며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 중단까지 선언했던 페이스북도 결국 이달 뉴스코프와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알려졌고 금액 등의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정치권이나 정부가 일절 하지 않던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칼을 겨눈 이유는 언론 산업의 피폐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494억 달러(약 56조 1431억원)였던 미국 신문 광고 시장은 2018년 143억 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구글의 광고 매출은 61억 달러에서 1160억 달러로 치솟았다. 또한 지난 15년간 미국 신문사 2100개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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