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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국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것
오피니언 투고·기고

[기고] 한반도 주변국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것

경희대 박훤일 교수

최근 통일비용을 어떻게 마련하고 누가 부담할 것이냐는 논의가 있었다. 이 문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데 그쳐 국민의 호응도 얻지 못하고 국제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북한의 기습적인 장거리 로켓 발사에서 보았듯이 대외적으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남한에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남북관계의 경색을 몰고 온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대두됐다. 그리고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와 어떠한 관계를 맺을 것이냐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글로벌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한 시각이 필요

북한이 장거리 로켓발사에 성공하였음에도 국제적인 전략가들은 시리아 내전의 격화, 이란의 핵개발 우려 등 국제사회는 중동에서 피어오르는 전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우연찮게도 지난 1~2년 사이에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일본의 리더십이 모두 바뀌었다. 그러니 박근혜 당선인은 큰 부담을 느끼지 말고 새로 판을 짜야 한다. 이들과 서로 신뢰를 쌓으면서 상호간에 이익을 주고받는 작전이 절실히 요청된다. 서로 싸우듯이 장군멍군하지 말고, 상대방의 허허실실을 가려 “줄 것은 주고받을 것은 받자”는 이야기다.

북한의 핵개발 중단 등 한국이 취할 입장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느 나라도 북한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한국도 이 점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를 분명히 표시해야 한다. 5.24 조치로 남한 정부의 단호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좋았지만 북한 내 대남 협력창구가 붕괴된 것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북한에 절실한 경제적 도움을 주면서 관계개선을 도모하도록 한다.

주변국들에 대한 배려

중국이나 미국에 대해서는 상대편에 너무 가까이 한다는 의심을 사지 않으면서 우리의 이익을 최대화할 필요가 있다. 즉 북한의 생존에 책임감을 갖고 있는 중국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동북아 3성의 개발에 한국 기업이 적극 참여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무조건적으로 확대한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우려하지 않도록 현금성 지원은 억제하고 현물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러시아와 한반도 종단철도이든 가스관이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이에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시베리아 전력을 제공하고 러시아가 그 안전문제에 책임을 지도록 한다. 일본에 대해서는 납북자 문제 등 일본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과제의 해결에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결론은 자명해진다. 5.24 조치는 당장 폐기를 선언하지 말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원조를 단계적 확대해 경협으로 정상화시키고 현금지원은 배제한 채 철저하게 현물 위주로 한다. 중국은 자극하지 말고 협조적인 자세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도록 한다. 요컨대 새 정부로서는 정경분리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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