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임대차 가구 절반이 월세 거주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월세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 전·월세 임대차 가구의 절반 정도인 49.69%가 월셋집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5년 45.85%보다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도시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주로 월세 형태의 가구가 급증함에 따라 임대차 가구 중 월세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 만에 서울이 38.20%에서 42.81%, 경기가 38.95%에서 42.42%, 인천이 41.97%에서 45.68%로 각각 증가했다.

또한 전세금이 계속 오르고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에 사는 1인 가구는 85만여 가구며 이 가운데 월세로 사는 가구가 42만여 가구에 달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지방은 이미 월세 비중이 전세보다 높은 곳이 많다. 이는 지방이 수도권보다 월세가격이 저렴하고 직장 등의 이유로 1년 이내 단기 거주하는 임대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월세 비중이 60%를 넘은 곳은 제주(83.72%), 전북(64.26%), 경북(63.97%), 경남(61.68%), 강원(61.59%), 광주(60.81%), 울산(60.28%) 등 7곳이다. 지난 2005년에는 단 2곳에 불과했다.

월세화가 지속 진행되긴 하겠지만 속도는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월세 비중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이는 소형 주택이 부족한 데 따른 집주인들의 우월적 지위 행사 때문”이라며 “앞으로 소형 주택 수급이 늘어나면 약 2년 뒤에는 월세 증가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임대인의 월세 선호도가 높은데다 전세난이 지속됨에 따라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은 물가 상승과 더불어 생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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