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의 활용 영역을 알리는 한글박물관이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글박물관 조감도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자 유물 중심 중국문자박물관과 차별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한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글 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했다. 정부가 내외국인이 한글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한글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2013년 완공될 박물관에 대해 정부, 한글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그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국립중앙박물관 내에서 첫 삽을 뜬 한글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단일문자 박물관이다. 2008년 중국 허난성 안양시에 중국문자박물관이 세워졌다. 문자박물관은 중국 문자로 알려진 한자 외에 위구르(티베트) 문자, 조선 문자 등 자국 내 소수민족의 글자를 모두 포함했다. 이곳에는 4123점의 소장품이 있으며, 중국 문자 발전사를 중심으로 중화문명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자 발전사를 통해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문자박물관과 달리 한글박물관은 전시·체험·연구·교육을 연계 운영해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부각할 수 있도록 특화될 예정이다. 전시공간은 상설전시실과 교육체험실, 한글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한글누리 등 세 곳으로 나뉜다. 이 중 상설전시실은 ‘한글을 만들다’ ‘한글을 꽃 피우다’ ‘한글을 생각하다’는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관련 자료를 전시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한글의 타자·컴퓨터화 등 정보통신에서 한글이 유용하게 쓰이는 점을 부각한다. 이처럼 유물 중심으로 꾸며진 중국문자박물관과 한글의 활용 영역을 알리는 한글박물관은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다.

규모 면에서 중국문자박물관이 한글박물관에 앞선다. 중국문자박물관은 연면적 3만 4500㎡(약 1만 평)인이지만, 한글박물관은 연면적 1만 1322㎡(3425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이며 전시면적은 4200㎡다.

▲ 중국문자박물관 (사진제공: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중국문자박물관은 한자를 내세워 자국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높이고 세계 중심국가임을 자랑하는 게 목적”이라며 “한글박물관은 한글이 얼마나 훌륭한지 국민과 외국인에게 알리고 ‘한국을 한글로 세계 으뜸 나라로 만들자’는 꿈과 희망을 담은 ‘실현 중심기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글박물관은 유물 중심이 아닌 앞날의 발전 기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글박물관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민주당 전병헌 국회의원은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한글박물관 개관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면 전체 예산(370여억 원) 가운데 올해 반영된 예산(5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320억여 원) 대부분이 내년에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내년 예산은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91억 원만 공사비로 반영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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