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 내기 공방에 혼탁선거 양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 선거전이 격화되고 있다. 여야 후보 진영 간에 흠집 내기식 공방이 난무해 혼탁선거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던 한나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박 후보의 병역과 관련한 8대 의혹으로 포문을 열고, 이번 주 내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신지호 의원은 특히 “박 후보의 작은할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1941년 사할린에 강제징용으로 갔다는 말은 거짓”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재단 관계자 부당 해고, 대기업 거액 기부금 모금, 부인 인테리어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을 두고 한나라당 개별 의원들의 각개전투식 의혹 제기가 줄을 잇고 있다. 박 후보의 맞수인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색깔 공세로 박 후보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민주당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여당의 파상공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공격수로 나선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한 상가를 30억 원에 팔아 13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주장이다.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한 장외 공세도 ‘살벌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들 명의로 내곡동 사저 부지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부동산실명제 등 실정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장병완 의원은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장애인체육회에 기부된 수억 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양 후보 사이에 진흙탕식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12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서 “네거티브가 썩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과거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해 1년 넘게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이기지 못했다.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 측 선대위 송호창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 캠프는 민주당과는 상관 없이 포지티브 선거로 계속 가고 있다”면서 “악의적인 네거티브는 소용없다는 것을 시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라면서 두 후보가 격돌해 네거티브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으니, 내년 총선과 대선이 더욱 걱정스럽다”며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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