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AP/뉴시스] 아르헨티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부서지는 빙하를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르헨티나=AP/뉴시스] 아르헨티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부서지는 빙하를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50년까지 35cm 상승 예상

위험 주택 가치 수백억 파운드

“지속적 대응 위한 토론 필요”

“해수면상승, 차등적용 안 돼”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태평양 섬나라뿐 아니라 영국의 주택 20만여채가 2050년까지 바닷물에 잠길 위험에 처할 것으로 조사됐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 BBC 등 영국 언론은 기후 위기가 지속되면서 30년 안에 영국의 해안가 부동산 약 20만채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스트앵글리아 대학(University of East Anglia)의 틴달 센터(Tyndall Centre)의 연구진은 영국의 약 20만개 주택과 사업체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영원히 유실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결론지은 보고서를 Oceans and Coastal Management 저널에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파제나 해안 방어 시설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런 조치들이 미비한 해안이 대부분이라 위험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영국 내에서 가장 위험한 해안지역은 노스서머셋, 세지무어, 와이어, 스왈레 등이다.

또 보고서는 위험에 처한 집의 가치는 수백억 파운드에 달하며 기후 붕괴의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홍수를 초래할 해수면 상승은 이제 거의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영국 해안 주변의 해수면은 2050년까지 약 35㎝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세기말까지 1m가량의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과 강어귀의 범람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더 강력한 파도로 이어져 해안 침식을 가속한다.

논문의 주요 저자인 폴 세이어스는 “지금은 해수면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해안가에 있는 많은 대도시의 경우 지속적인 보호가 제공되지만, 일부 해안 지역 사회에서는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지역사회에 대한 위협의 규모와 사람들의 이주를 돕는 방법을 포함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응을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한 국가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와 관련해 옥스퍼드 대학의 기후 및 환경 위험 교수인 짐 홀(Jim Hall) 역시 “해안 지역 사회와의 정직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오고 있으며, 앞으로 해안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전국적인 전략적 접근법을 포함해 조정 방법을 계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 이변 가능성이 커지자 해발 고도가 낮은 섬나라들은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투발루와 몰디브도 국가가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방글라데시는 오는 2050년까지 국토의 17%가 침수되고 약 2000만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 역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전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다.

다만 영국의 사례와 같이 해수면 상승에 의한 위험이 비단 일부 개발도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직면한 인류 생존 위기를 주요 작품으로 남긴 사진작가 카디르 반 로후이젠(Kadir van Lohuizen)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동쪽 해안이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침식되고 있는 해안”이라며 “해마다 2~3m씩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해안 보호 등 스스로 지킬 여력이 더 많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미 미국 일부 해안은 제대로 보호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해수면 상승은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차등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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