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출처: 전국노래자랑)
송해(출처: 전국노래자랑)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전국~ 노래자랑!’ 벌써부터 당신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원조 국민 MC로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은 송해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8일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해는 이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송해는 올해 들어 이달 1월과 5월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현장 녹화를 중단했던 전국노래자랑은 지난 4일 전남 영광군 편 녹화를 진행하며 2년여 만에 야외 촬영을 재개했으나 송해는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작곡가 이호섭과 아나운서 임수민이 임시 진행을 맡았다.

송해는 최근 건강상 이유로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 대열에 섞여 홀로 부산으로 내려왔다.

송해의 본명은 송복희. 피란 도중 바닷물로 밥을 지어 먹은 뒤 ‘바다 해(海)’를 사용해 이름을 다시 지었다.

1955년 창공악극단에 가수로 입단해 MC, 가수,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했다.

특히 송해는 1988년부터 34년 동안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지난 4월에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송해는 자신의 삶을 다룬 영화 ‘송해 1927’ 개봉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송해 1927’은 한 평생 전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최고령 현역 연예인 송해의 무대 아래 숨겨진 라이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들 및 외손주들이 있다. 부인 석옥이 여사는 2018년 숙환으로 별세했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르기로 결정됐다.

고인은 생전에 말했던 것처럼 대구 옥연지 근처에 영면할 예정이다. 부인 석 여사의 곁이다.

◆방송계·정치권, 추모 물결 이어져

송해의 별세 소식에 연예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상진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존경하는 송해 선생님.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전했다.

가수 겸 배우 하리수도 “언제나 전국의 모든 국민과 함께 하셨던 선배님. 국민들과 오랜 시간 웃고 울며 한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며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언제나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편히 잠드시고 부디 행복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가수 송가인은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 주시고 이끌어 주신 선생님. 잘 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고 애도 뜻을 전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송 선생님은 당신이 최고의 프로페셔널이자 프로를 알아보시던 분”이라며 “저는 때때로 강연에서 송 선생님의 리더십을 예로 들었다. KBS1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시면서 잘하는 출연자에게는 꼬마에게도 큰절을 하시며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시며 격려를 하셨다. 자기를 낮추고 버리는 희생,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해 선생님!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애도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셨다고 한다. 일요일 낮이면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따뜻한 웃음을 주시곤 했다”며 “평소 모습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길이 되시길 기원한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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