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6.1

친문 “당 사당화 시킨 정치의 패배”

친명 “계파 이익만 추구하면 안 돼”

실제 분당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속으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한다면 분당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 1일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이자 친문 진영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친문계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상임고문을 겨냥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직격했다.

김종민 의원 역시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가 어떻게 보면 민주당으로서는 정말 참사가 됐다”며 “가장 큰 원인이 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두 분이 (대선 패배 후) 한 달 만에 출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4일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개인의 결정·판단”이라면서도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면서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원이 본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해결하지 않고 전당대회에 나가면 민주당의 정치적 자산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보다는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친명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 의원 측근 그룹 ‘7인회’ 좌장 정성호 의원은 SNS에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이런 작태들을 용납하는 건 너무나 비겁한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른 박용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른 박용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4일 “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 국회의원 10여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 주장을 한다”며 “3일 국회의원, 당무연석회의에서의 발언은 잘 짜여진 각본을 보는 것 같았다. 오로지 ‘네 탓 타령’만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도 “문제점을 파악 못하는 국회의원들과 당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 민심과 괴리된 상황판단을 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당권장악 등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당 외부의 정치세력과 권력투쟁은 피하는 정치인들도 이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수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이 깨지는 순간에 직면하더라도 우리는 철저히 패인을 분석하고 당을 제대로 끌고 가지 못한 지도 세력에 책임을 지게 하면서 대중정당으로서 길을 걸어야 했다”며 ‘분당’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부 분열에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재성 전 의원은 “출구 없는 내홍이 당의 폭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2연패 한 민주당이 내부 총질에 몰두하고 있다”고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를 우려했다.

민주당의 내홍과 분당 위기는 새로운 비대위 구성과 대선·지선 패배 원인 분석 과정, 전당대회 룰 결정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분당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 나온다. 각 계파의 감정의 골은 깊지만, 윤석열 정부의 견제라는 공동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 당시에 발생한 ‘열린우리당 대거 탈당 사태’가 재현된다면 국정 견제 동력을 잃을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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