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 2021.11.16
UAM.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 2021.11.16

하늘을 나는 운송 수단이 상용화되는 시대가 왔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실증사업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GC)’ 1단계 실증사업 제안서를 접수했다. 천지일보는 UAM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 살피고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전망한다. 제1보에서는 UAM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아본다.

국토교통부, 실증사업 1단계 시작

이동통신 3사, 컨소시엄 구성·참여

UAM, 혁신적인 차세대 모빌리티

라이프 스타일 바꿔줄 것으로 전망

美 우버의 보고서로 본격 개발 시작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실증사업이 본격적으로 갓 시작됐다. 먼저는 사업자 선정을 위해 제안서를 접수한 단계다. 이와 관련해 UAM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정리해봤다.

대한항공 2022 드론쇼 UAM 체험존. (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2022 드론쇼 UAM 체험존. (제공: 대한항공)

◆UAM, 개인 소유 개념보다는 공공 운송 수단

UAM(Urban Air Mobility)은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체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로 일명 ‘에어 택시’라고 불린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즉 ‘플라잉 카’로도 불리기도 하지만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기체의 개념보다는 공공 운송 서비스에 가까워 더 정확하게는 ‘에어 택시’라는 별칭으로 정의된다.

자세히 말하자면 개인이 항공기를 사적으로 구입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일종의 택시처럼 허가를 받은 운송사업자가 운용하는 운송 서비스다. 하늘을 이용해서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신개념 교통 체계가 바로 UAM이다.

국내외 정부와 기업이 큰 관심을 가질 만큼 UAM은 혁신적인 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하늘길을 활용하면 거주지가 서울인 사람들만 누리고 있는 교통 편의를 타지역 거주민도 쉽게 누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대도시에 집중된 다양한 인프라를 접할 기회를 확대해준다. UAM이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바꿔줄 기술로 기대받는 이유다.

이는 전기차와는 또 다른 모빌리티 혁명으로도 평가받는다. 모든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건 탄소배출량 감축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 교통체증을 없애진 못하지만 UAM은 탄소배출량 감축과 더불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보다 자율비행 UAM 항공기가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상과 하늘의 공간적인 개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지상은 자율주행이 도입되더라도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있어 돌발 상황을 정량화하기 어렵다. 반면 하늘은 컴퓨터에 의한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하기가 비교적으로 쉽다. 기술적으로 항공기 운항은 컴퓨터가 개입하는 비중이 높다. 여객기는 운항 중 많은 부분이 오토파일럿(Autopilot)에 의해 운항되고 있으며 군용기의 경우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기가 널리 쓰이고 있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황해연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SK텔레콤 부스가 마련돼 있다. 사진은 미래 디바이스로 불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등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가 접목된 미래형 서비스가 전시된 모습. ⓒ천지일보 2022.3.3
[천지일보 바르셀로나=황해연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SK텔레콤 부스가 마련돼 있다. 사진은 미래 디바이스로 불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등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가 접목된 미래형 서비스가 전시된 모습. ⓒ천지일보 2022.3.3

◆UAM 산업의 물꼬 튼 ‘우버’

현재 UAM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건 미국의 우버(Uber Technologies)였다. 2016년 10월 우버는 ‘Fast-Forwarding to a Future of On-Demand Urban Air Transport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버 백서(Uber Whitepaper)’로 불리는 이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개발되던 UAM은 기준을 잡게 됐고 이후 발전 속도가 빨라졌다.

우버는 이 보고서를 통해 UAM을 정의했을 뿐 아니라 이를 상용화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 방안을 분석했다. ▲인증 방법 ▲배터리 성능 ▲기체의 효율성 ▲성능과 신뢰성 ▲항공교통관제 ▲탄소배출 및 소음 문제 ▲비용과 이용 요금 ▲버티포트/버티스톱 설치 문제 ▲조종사 양성 문제 등 산업의 상용화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우버는 2017년부터 매년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Uber Elevate Summit) 행사를 개최하고 UAM 상용화에 도전하는 8개의 eVTOL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우버는 그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UAM 서비스에 필요한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가 갖춰야 할 구체적인 성능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eVTOL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후 우버는 2020년 12월 UAM 사업부(Uber Elevate)를 8개의 파트너사 중 하나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조비)에 매각했으며 투자를 확대했다. 우버는 2020년 1월 조비에 5000만 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했고 12월 UAM 사업부를 넘기며 7500만 달러(약 900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조비는 eVTOL 제작은 물론 운항 서비스까지 진행할 계획인데 우버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도 UAM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해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2.2.7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해 있다. (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 2022.2.7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이 올해 2월 조비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과 조비는 양사 CEO가 주도하는 UAM 사업 관련 정기 협의체를 결성하고 기체·서비스 플랫폼(MaaS: Mobility as a Service) 등 전 분야에 걸친 상호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 UAM 산업 발전을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통신, 티맵(TMAP) 플랫폼 등 자사가 보유 중인 ICT 인프라에 조비 에비에이션의 에어 택시 실증 경험을 접목한다.

SK텔레콤은 통신과 자율주행, 정밀측위, 보안 등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UAM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상에서 제공하던 AI, 모빌리티, OTT 등의 서비스 범위를 상공으로 확장해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는 ‘메타 커넥티비티(Meta Connectivity)’ 구현을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UAM 기체와 이·착륙 플랫폼인 버티포트(vertiport), 기존 지상 교통수단 등 물리적인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선도 사업자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티맵 등 위치정보 서비스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UAM 시장의 경제성을 분석해 유망 노선과 최적의 버티포트 입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사기? 공상과학? 현실적인 기술일까

일각에서는 UAM을 ‘사기’ ‘공상과학’ 등 부정적인 시선 바라보기도 한다. 먼저 사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건 지난해 2월에 있었던 중국 드론 업체 이항(EH)에 대한 공매도 보고서 사건의 영향이 크다. 당시 이항은 자사를 ‘UAM 선두 기업’이라고 과장 표현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고 단기간에 급격히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UAM 산업 전체가 ‘사기’라는 인식이 생겼다. 다만 현재에는 이항도 여전히 나스닥(NASDAQ)에 정상적으로 거래 중이다. 주가도 비정상적인 급등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소음, 안전, 규제 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다만 이미 길게는 수십 년 전, 짧게는 10여년 전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이 연구해 왔고 상용화는 이미 눈앞에 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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