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제공: SK텔레콤) ⓒ천지일보(뉴스천지)

소비자 “LTE 제대로 사용하려면 데이터양 늘려야”
통신사 “네트워크 안정성 고려 위해 어쩔 수 없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지난달 28일 국내 최초로 LTE 요금제가 출시됐다. 하지만 적은 데이터양 때문에 실제로 LTE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구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며 소비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반대로 통신사는 3G 사용패턴을 철저히 분석해 적용한 것으로 데이터양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SKT는 3만 4000원~10만 원으로 구성된 월정액에 따라 음성 120~1050분, 문자 200~1050건, 데이터 350MB~10GB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통신사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양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3G 요금제에 비해 확실히 문자 사용량은 늘었지만 월정액 5만 2000원 이상 요금제에서는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사라지면서 데이터 사용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안게 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문자 사용량은 줄어드는 대신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무료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져 데이터 사용량은 늘고 있다. 게다가 네트워크 전송속도가 빨라지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콘텐츠 사용이 활발해지므로 데이터 사용량이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SKT는 요금제 출시 간담회 자리에서 LTE의 빠른 속도를 강조하며 자사의 ‘T 스토어’와 ‘호핀(Hoppin)’에 2만 건이 넘는 영상 콘텐츠 사용을 권유했다. 제조사 역시 LTE 시대는 1.2GB 영화를 내려받는 데는 1~2분, 미니 음악앨범 하나를 내려받는 데도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을 부각하며 LTE 서비스를 홍보했다. 하지만 현 요금제로는 이런 LTE의 기능을 사용하다가는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만 안겨준다.

SKT가 출시한 LTE 52요금제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양이 1.2GB다. 따라서 1.2GB 영화 한 편을 다운받은 고객은 1분 만에 한 달 치 데이터를 다 쓰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이후에는 사용하는 데이터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초과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SKT는 월 9000원으로 데이터 초과 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하는 ‘LTE 안심 옵션’ 서비스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영상 서비스는 제한되며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 속도도 제한을 받아 사실상 LTE를 이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같이 4G 시대의 트랜드에 역행하는 LTE 요금제를 지적하며 데이터 사용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객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네트워크 안정성이라는 중요한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실상 한 달에 영화를 직접 내려받아 보는 비율은 낮을 것”이라며 “더 많은 영화를 내려받으려면 와이파이존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통신사와 제조사가 주장하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LTE 시대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진짜 LTE 시대는 무엇보다 영상 콘텐츠 등 압축 기술의 발달이 뒷받침되는 시점에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자사도 현재 모바일 콘텐츠 압축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정확한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기술이 완성되면 LTE 서비스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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