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예슬 기자] 학생인권이 강조되면 교권이 약화된다고 생각하는 교사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4~9월 전국 113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2800명과 교사 33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 56.1%와 학생 45.8%가 인권교육 강화 시 교권이 약화된다는 데 동의했다.

또 인권교육을 많이 시키면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이 된다는 항목에 교사는 87.5%가, 학생은 45.7%가 ‘그렇다’고 응답해 학생인권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항목에서도 학생 75.3%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나 교사는 46.4%만이 동의했다.

인권침해 경험에 대한 조사에서는 학생의 73.0%가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두발이나 복장에 대한 표현 제한(60.7%) ▲욕이나 모욕적인 언사 등의 언어폭력(40.6%) ▲성적공개 등의 개인정보 유출(25.1%) 순으로 가장 많았다.

인권침해를 당한 후 대응에 대해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나 참고 지나갔다(38.8%) ▲ 별다른 생각 없이 넘어갔다(36.5%) ▲친구들과 상의(34.7%) ▲부모님과의 상의(24.7%) ▲선생님과의 상의(18.3%) 순으로 응답해 상당수 학생이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대응하거나 부각하기보다는 덮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권위는 학생의 69.1%가 인권교육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나 교육에 비해 인권 의미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교육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인권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 학생은 97.7%였으나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23.5%에 불과했으며 학교생활규정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학생도 19.6%였다. 또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내용, 세계인권선언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4.4%, 8.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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