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2022.05.2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에 국내 10대 그룹 총수 등 재계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정기선 HD 현대 사장, 강한승 쿠팡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최태원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 명예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제이에스티나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SIMPAC 대표이사 회장) 등 경제 6단체장도 함께 자리했다.

한미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이 대거 초청된 것은 공급망·외환시장 안정화, 원전수출·스마트 원전과 같은 첨단산업·기술 협력 등 양국 간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20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으로 꼽히는 삼성 반도체 평택 캠퍼스에서 처음으로 만나면서 ‘기술동맹’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바이오제조, 자율 로봇을 포함한 핵심·신흥 기술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가 안보,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에 살고 있다. 국제 안보 질서 변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우리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다”며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배터리, 원자력, 우주개발, 사이버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호중(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윤호중(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한미, 경제안보 이슈 논의 ‘공급망·산업 대화’ 장관급 격상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존의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확대하는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국은 매년 반도체 등 첨단제조 및 공급망 회복력 문제, 디지털경제, 헬스케어 기술, 수출통제 등의 산업협력·경제안보 이슈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창양 장관은 반도체 협력을 강조하며 ”반도체가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 분야가 되는 만큼 상무부가 우리 투자기업에 대한 차별 없는 혜택은 물론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 지원도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두 장관 주재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미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반도체·바이오·디지털·배터리·전기차·청정에너지 분야 기업 16곳이 참석해 해당 분야의 교역·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이사,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대표,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대표, 카허 카젬 GM 코리아 사장, 케이알 스리다르 블룸에너지 대표, 김영제 GE 코리아 총괄사장, 스콧 버몬트 구글 아태지역 사장, 웬델 윅스 코닝 회장 등이 배석했다.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만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선물 보따리도… 현대차, 전기차 관련 6.3兆 투자

재계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내 통큰 투자 계획을 담은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총 6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1183만㎡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며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한다.

미국 시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전기차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곳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84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은 신규 공장을 통해 미국의 퀄컴 등 팹리스(설계)들의 첨단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도 태양광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미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1. (출처: 뉴시스)

◆경제계 “한미 정상회담 환영… 동맹 강화에 적극 동참”

경제계 단체들은 이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관계를 전통적 안보동맹에서 미래지향적 경제안보동맹으로 한층 격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며 “한‧미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양국의 기업 간 반도체, 배터리, 청정에너지 등 핵심분야에서의 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상호 호혜적인 번영을 이룩하는 비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경제질서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협력은 물론 첨단기술 분야까지 전략적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한민국 역사상 정권 출범 후 가장 빨리 개최된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지역 첫 방문국인 한국에서 양국이 인도태평양지역 협력 확대를 약속한 것은, 아시아 태평양 역내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의미”라며 “특히 한미 동맹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안보, 경제, 공급망을 망라한 글로벌 동맹인 ‘포괄적인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것에 대해 적극 환영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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