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자에 다가서는 노력 미흡…모든 경찰 봐야

(서울=연합뉴스)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사실상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 수뇌부가 개천절 연휴에 영화 '도가니'를 관람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 영화를 본 뒤 "충격을 받았다"면서 관련된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현오 경찰청장과 경찰청 수사국 및 생활안전국 간부 등 7명은 지난 2일 오후 늦게 CGV 용산에서 영화 '도가니'를 함께 봤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영화가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고 경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해 노력 중인 만큼 영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뇌부를 포함해 관련 간부들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수사국은 이번 특별수사팀을 지휘하고 있고 생활안전국은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전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다.

경찰청 다른 관계자는 "영화와 당시 실제 사건 사이에 일정 부분 간극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원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경찰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 등 간부들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영화를 관람했으며 특히 조 청장은 관람 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조 청장은 "처음에는 영화 내용이 실제 상황(경찰의 대응)을 뭔가 왜곡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대응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어찌 됐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면서 특별수사팀에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경찰이 말로만 '친서민'을 외쳤지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모든 경찰관들이 다 봐야 할 영화"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경찰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등 10명을 포함, 총 15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수사에 전격 착수했다.

경찰은 가해 교사의 추가 성폭행, 관할 행정 당국의 관리·감독 적정성, 인화학교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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