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잘 안다, 돕고싶다" 유튜브에 심정 토로
조부 뇌줄중엔 "잠시 현기증 왔을 뿐"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로 추정되는 김한솔(16)이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글에서 "북한 주민에게 미안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연합뉴스가 닉네임 `gliango'가 2007년 12월18일 유튜브에 올린 `Anthem North Korea'(북한국가·國歌))의 댓글들을 확인할 결과, 김한솔의 아이디로 추정되는 `kimhs616'이 올린 글이 10여편가량 올라있다.

김한솔은 영어로 된 이 글에서 "당신들에게 분명히 밝히는데, 나는 북한사람으로 지금은 마카오에서 살고 있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있다. 나는 거기에 위성통신 시스템을 세팅해놨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여 영원하라"고 적었다.

또 "나는 북한에서 중간 수준으로 살고 있지만 좋은 음식이 있어도 먹을 수 없다. 국민에게 정말 미안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우리 국민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위독한 상황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잠시 현기증이 왔을 뿐이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한솔은 자신에 대해 "(북한당국과) 관련된 사람이다. 더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한솔의 이 같은 댓글은 다른 네티즌들이 북한국가를 보며 "북한사람이 너무 안됐다" "정말 어떻게 그런 (돼지 같은) 지도자를 보며 웃을 수 있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는 공격에 대한 그의 반응이었다.

댓글들은 김한솔이 13살 때인 3년 전에 작성된 것이다.

김한솔은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과 관련된 또다른 유튜브 영상을 놓고서도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외국인 네티즌과 욕설에 가까운 댓글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외국인이 "북한주민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도 사용하지 못한다" "(잘 모르면) 구글에서 북한주민의 생활을 찾아보라"고 하자 김한솔은 "나는 매년 8월 중국을 거쳐 북한을 돌아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응수했다.

김한솔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유튜브 계정 등이 외부에 공개되자 지난 1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데 이어 3일 유튜브 계정도 폐쇄했다.

이 유튜브에는 "주체사상을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오며, 즐겨찾기 목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작사·작곡의 `나의 조국', 신해철·부활·왁스 등 국내 유명가수들의 노래가 링크돼 있었다.

그러나 김한솔이 올린 동영상은 북한국가나 러시아국가 등이 대부분이었다.

김한솔은 2009년 개설된 SNS사이트 `마이스페이스' 계정에는 `공산주의 음악' `프로파간다 쇼' `공산당 선언'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자신의 영웅으로는 `레닌' `스탈린'` 체게바라' `김일성' `김정일' `피델 카스트로'를 꼽기도 했다.

김한솔은 여러 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인터넷에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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