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현 이사장(사진제공: 한국도자재단)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상상감독’ 강우현 이사장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금까지 10년 동안 다섯 차례 비엔날레가 열렸지만 일반인에게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이번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60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주관하는 한국도자재단 강우현(58, 사진) 이사장은 “2년 730일 중 행사 기간 두 달가량만 사람이 몰리는 대형 행사장이 아까웠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1년 내내 흥이 넘치는 잔치판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의지는 재단 조직과 운영에 반영됐다. 수익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일부터 했다. 일례로 재단 사무실을 수장고형 미술관으로 바꾸고 사무실은 재단 아래쪽 이천시도자판매관 2층으로 옮긴 것이다.

강 이사장은 “업무공간이 3분의 1로 줄었지만 일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수익방안은 차차 드러날 것이고 그 첫 시험무대가 이번 비엔날레”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비엔날레 행사장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변모했다. 주행사장인 이천 세라피아 창조센터 앞마당을 파서 작은 호수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구미호(九尾湖). 도자기로 만든 이 호수의 이름은 재단 직원의 아이디어로 지어졌다.

행사장 공사 중 드러난 암반은 조경석으로 장식했다. 도자 파편은 아트워크(시각예술로)로 행사장 곳곳을 도자천국으로 탈바꿈시켰다. 구미호는 관람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인 동시에 40여 명의 도예가가 아트워크 작업을 한 예술작품으로 탄생됐다.

특히 예산은 기존 87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줄었지만 과감히 개막식을 없애고 수준 높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채웠다.

강 이사장은 “행사장 3곳은 테마공원이 됐다”며 “이천에서는 도자기와 놀고, 여주에서는 도자기를 팔고 사고, 광주에서는 도자기를 만지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주는 지난 4월 말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쇼핑관광지 ‘여주 도자세상’으로 개장됐다. 광주 도자박물관도 나무를 심고 연못을 만들어 곤지암 도자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천은 설봉공원을 국내 최초 도자조형 테마파크 세라피아로 조성했다.

강 이사장은 “적어도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와서 보면 예술과 생활, 예술과 사람이 만나 도자로 꿈꾸는 세상, 상상실험실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강 이사장은 도자비엔날레의 특징을 알리기 위해 손해를 무릅쓰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기념품으로 도자기 입장권을 만들었다. 여성용은 브로치, 남성용은 타이슬림, 학생용은 흙피리 모양.

그는 “도자기 입장권이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비엔날레에 대한 추억을 남길 수 있으면 더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입장권을 도자기로 제작해 도예가들의 일거리를 창출, 입장권 수익을 도예가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입장권은 어른 통합권 기준 8000원(예매 시 6000원)이며, 이 도자기 입장권만 있으면 3개 행사장의 12개 전시관과 10여개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을 ‘상상감독’이라고 부르는 강 이사장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동화작가로 남이섬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2001년 취임한 남이섬 대표이사에 최근 재선임 됐고, 2009년부터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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