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홈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부산=백하나 기자] 부산 시민이 즐겨 찾는 사직야구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보도된 이후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대 보건대학교 연구실과 함께 서울잠실야구장과 인천문학야구장, 경기수원·구리 야구장, 부산 사직야구장 등 5개 경기장의 토양을 정밀 검사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사직야구장에서는 기준치의 7배가 넘는 석면이 검출됐다. 사직야구장 그라운드에서 채취한 3개 시료 중 홈베이스에서는 기준치의 10배나 되는 1%의 백석면이 나왔다. 나머지 시료 2개에서도 트레몰라이트석면 0.25%, 백석면 0.75%가 검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경기를 펼치는 선수는 물론 관중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 구장을 임시 폐쇄해야한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부산의 한 야구관련 팬 카페에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석면 검출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다. 그동안 조사된 적이 없는데 그러면 그간 얼마나 많은 석면을 마셨던 것이냐”고 따졌다.

다른 시민도 “다른 경기장에 비해서 유독 사직야구장만 검출 수치가 높았다”며 “무서워서 어디 야구를 보러 가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민단체도 실사와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7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석면이 검출된 사직구장을 임시 폐쇄하고, 감람석 흙을 즉시 제거해야 한다”며 “석면 노출 위험이 큰 선수, 심판에 대한 건강 조사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뒤늦게 긴급 석면 검사에 나서 이번 주말 중 조사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석면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오면 흙 교체도 가능하다는 게 부산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30일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계획돼 있고 롯데 자이언츠 측은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선수와 관중의 불안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흙 교체 작업이 진행될 경우 열흘 이상 공사가 이뤄질 계획이어서 예정된 경기가 미뤄지는 등 구장 측의 피해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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