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30일 북한 개성공단을 ‘실무방문’하는 홍 대표가 내놓은 방북 이유는 개성공단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홍 대표는 방북의 목적이 남북경협이나 인도적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의 신뢰를 회복해보자는 데 있다고 28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홍 대표는 “비록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11월 연평도 포격이 있었으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풀리는 게 국민의 요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30일 홍 대표를 포함한 한나라당 관계자 5명의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했다. 개성공단 현황을 파악하고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실무적 성격의 방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홍 대표의 방북은 남북 대화를 거부할 명분만 고집할 수 없다는 여권과 정부의 판단이 일치한 산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대북 유화파이자 초대 비서실장 출신인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과 지휘자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및 7대 종단 대표의 잇따른 방북 허용 이후에 이어진 이번 방북으로 남북 간 긴장완화가 어느 정도는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대북 식량지원과 5.24조치 완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홍 대표가 평소 대북 농업발전 및 식량지원 기반 확충을 위한 방식의 남북협력사업과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사업을 자주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안들에 대한 북측의 협조를 요청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동국대 북한학과 전지명 겸임교수는 “홍 대표의 방북은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에서 일단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방북 시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치적의도가 다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권이 남북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현재 민주당에 비해 다소 불리하게 분석되는 판세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정치컨설턴트인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는 “지금 시점의 방북은 국면전환용으로 분석된다”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신드롬’이 일어나면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존재감이 실종됐다. 그 존재감을 이번 방북을 통해 다시 부각시키면서 보수의 결집과 부동층의 표를 흡수하려는 속내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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