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평균가격, 10억 원 붕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확산하면서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큰 변동 폭을 보였는데 최근 미국과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재건축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2008년 9월, 10월에는 서울·신도시·수도권·전국 등에서의 매매가격 변동률 폭은 작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과 관계없이 하락폭이 커졌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때문에 올해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서울과 신도시, 수도권 등에서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곳은 보합 내지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개월 만에 10억 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균 9억 9524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억 원을 밑돌았다.

또한 최근 5주 동안 강남3구 전체의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10억 400만 원에서 9억 9524만원으로 876만원 떨어졌다.

강남권 재건축 매매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오름세를 보였고 11월에는 10억 원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가 ‘3.22 대책’을 발표하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 규제를 완화하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또다시 하락세를 보이는 등 대내외 경제 상황과 정부 정책에 따라 재건축 매매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 주택시장이 이미 장기 침체에 빠졌고 최근 아파트값도 소폭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재건축은 투자 개념이기 때문에 일반주택보다 조정 폭이 크다”며 “재건축 시장에서도 60㎡ 이하의 주택은 하락폭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금융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과의 동조화 경향이 강해진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와 가계부채 900조 원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어서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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