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식품 중 상당부분을 유치원·탁아소 교사가 빼돌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북식품 지원과 관련해 탈북자 김영순(미국 워싱턴 거주) 씨는 “유엔의 영양과자가 평양에 있는 유치원에서 분배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아이들 간식으로 나누어 주는 것을 봤지만 대부분이 중간에 사라진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증언했다.

김 씨는 “탁아 선생, 유치원 선생들이 거의 절반 이상 다 떼먹고 아이들에게 누가 와서 검열하면 ‘먹었다’라고 대답하라고 가르칠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2005년 12월 북한을 탈출해서 미국에 정착한 김철남(가명) 씨도 “북한에 두고 온 일곱 살짜리 아들이 유엔의 원조 물자가 지원되는 신의주의 한 유치원을 다녔지만 유엔 물자가 실제로 아이들에 지급되는 일은 드물었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그는 “쌀과 어린이용 과자, 식용유, 덴마크 치즈, 분말 우유 등이 유치원에 지급됐지만 유치원 경리와 원장이 유엔 물자를 창고에 보관하며 물자 대부분을 간부에 뇌물을 주거나 장마당에 내다 팔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수혜기관에 며칠씩 머물며 어린이와 임산부가 지원 음식을 먹는 단계까지 확인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분배감시 강화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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