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디오 지브리 신작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열여섯 소녀 ‘우미’와 같은 학교 선배인 열일곱 소년 ‘슌’의 첫 사랑의 설렘과 그리움을 담았다.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미야자키 하야오와 그의 아들 고로가 공감한 감성 로맨스

[천지일보=장요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가 한국 개봉을 앞뒀다. 이번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을 맡아 이목을 끌고 있다.

고로 감독이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2006년)’ 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아버지인 하야오가 기획, 각본 및 미술설정 등을 담당해 ‘미야자키 부자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일본 현지 개봉 당시 “미야자키 고로 감독, 명예 대만회!” “지브리 특유의 여운을 남기는 맛까지 살렸다” “매 장면마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등의 호평을 이끌어난 바 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열여섯 소녀 ‘우미’와 같은 학교 선배인 열일곱 소년 ‘슌’이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사랑의 설렘과 아련한 그리움을 담았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우미는 바다에서 돌아가진 아버지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올린다. 그 깃발을 매일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슌은 학교신문 ‘주간 카르티에 라탱’ 편집장이다.

영화 속 시대적 배경은 1963년 도쿄올림픽이 개최되기 바로 전 해이다. 당시 낡은 것을 모두 부수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자는 사회적인 움직임과 함께 우미의 고등학교에서도 오래된 동아리 건물의 철거를 두고 갈등이 일어난다.

우미와 슌은 낡았지만 역사와 추억이 깃든 건물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보존운동을 시작하고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 ‘코쿠리코 언덕에서’우미와 슌의 명장면들.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또 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이번에도 스튜디오 지브리가 고수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셀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다.

영화에서 고로케를 먹는 소리나 자전거 페달 돌아가는 소리, 티켓 자르는 소리, 전차 달리는 소리, 바닥을 걷는 소리 등 효과음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미와 슌이 함께 고로케를 먹는 장면의 ‘바삭바삭’ 소리는 고로 감독이 직접 튀김을 먹으면서 녹음했다. 우미와 슌, 학생회장이 동아리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이사장을 만나러 가기 위해 도착한 기차역에서 등장한 ‘티켓 자르는 소리’도 제작진이 당시 개찰 집게를 구해 소리를 담았다. 이뿐 아니라 제작진은 히로시마까지 찾아가 전차가 움직이는 다양한 소리를 채록하기도 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은 귀를 즐겁게 한다. 영화 엔딩곡이자 주제가인 ‘이별의 여름’은 맑고 청아한 음색의 테시마 아오리가 불러 첫사랑의 아련한 여운을 전해준다. 영화 오프닝 곡인 ‘아침밥의 노래’는 고로 감독이 작사한 곡으로 정겨운 식사 장면이 연출됐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감성을 자극하는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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