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 ‘소아마비’ 배재인 목사 당선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에서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장애인 총회장을 배출했다.

기침은 20일 서울 궁동 연세중앙교회에서 101차 총회를 열고 새 총회장으로 배재인(대전서머나교회) 목사를 선출했다. 돌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배 목사가 총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기독교 120년 역사 이래 ‘첫 장애인 교단장’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날 정기총회 임원선거에는 1454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 총회장은 786표를 획득했다. 504표를 얻은 유영식 전 총무는 2/3 이상의 득표가 나오지 않아 재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사의를 표명하며 지난 5년간의 교단 총무직을 내려놨다.

배 총회장은 “몸이 불편해 늘 자신감 없고 웅크리던 어린 시절을 지내오다 중3 때 소명을 받아 목회자가 될 것을 소원하며 33년 동안 목회의 길을 걸어왔다”며 “젊어서 총회장이 된 만큼 마음껏 꿈을 펼쳐 교단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총회장 선거와 함께 관심을 끈 총무선거에는 조원희(성광교회) 협동목사가 637표로 당선됐다. 조 신임총무는 “먼저 교단의 화합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제1부총회장에는 고흥식(수원영통영락교회) 목사, 제2부총회장에는 박종서(부여침례교회) 목사가 단독 출마로 추대됐다.

기침 총회는 이날 새로운 의장단이 미처 꾸려지지 않아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임원선출이 있던 둘째 날 유태준 직전 총회장과 유 전 총무 측에서 각각 발행한 의사자료집 선택을 놓고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기립투표를 통해 총회장이 발행한 의사자료집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총회장이 법적인 책임을 지면 된다”며 회의 진행을 요구했다. 결국 유 전 총회장은 “이렇게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대원들에게 사과를 청했고 회의는 계속됐다.

기침은 이날 회의를 통해 1개 지방회와 330여 명의 목회자, 100여 가입교회를 인준했다. 또 침례신학대(침심대) 정관 개정안과 관련, 부동산 임대업을 통한 수익사업에 대해선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반면 교직원 정년을 70세로 한다는 것과 침신대에 선교대학원과 글로벌신학대학원을 두는 개정안은 부결됐다. 이번 총회는 22일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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