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금융감독원에서 파견된 경호업체 직원들이 가지급금을 받기 위해 제일저축은행 장충동점을 찾은 예금자들에게 임시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예보 시스템 마비로 오전에 예금 지급 차질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22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가지급금 신청과 지급이 시작됐으나 한 때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예금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예보는 이날 1인당 예금원금 기준 2000만 원 한도로 해당 저축은행 영업점과 농협, 시중은행 대행지점, 인터넷 신청을 통해 가지급금 지급을 개시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부터 가지급금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보의 전산망이 과부하로 마비됐다. 이로 인해 예보를 통한 인터넷 신청뿐만 아니라 우리·국민·신한은행 등 가지급금을 대행하는 6개 시중은행에서도 가지급금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가지급금 지급은 예금자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예보가 받아서 농협을 거쳐 고객이 원하는 은행으로 입금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20여 분간 예보와 농협을 연결하는 시스템이 마비돼 지급 지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다행히 2시간 이후인 11시부터는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하지만 예보 가지급금 신청 사이트에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동안 지연사태가 이어졌다.

저축은행 가지급금 신청·지급이 시작되기 전날부터 토마토저축은행 성남본점 등 일부 지점에서는 불안한 예금자들이 줄을 서거나 돗자리·담요를 깔고 밤을 새웠다. 특히 22일 성남본점 앞에는 오전 한 때 1000여 명이 넘는 예금자들이 몰려 대기 행렬이 500m까지 늘어서기도 했다.

제일저축은행은 함께 영업정지된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가지급금 번호표를 가지급금 신청 전날인 21일부터 배부해 예금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22일 이른 아침부터 이 은행을 찾은 한 예금자는 1번이 적힌 번호표를 보여주며 “번호표를 받기 위해 어제 새벽 3시부터 기다렸다”며 “밥은 김밥으로 때우고, 같이 온 일행과 교대로 화장실을 가면서 자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예보에 따르면 이날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자 중 가지급금을 신청한 예금자는 오후 3시 기준 6만여 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5만 명이 인터넷으로 가지급금을 신청, 나머지 1만 명은 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가지급금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21일까지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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