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재난현장 어디라도 달려가는 한국재난구호 조성래(가운데) 이사장 (사진제공: 한국재난구호)

한국재난구호 조성래(풍성한교회 담임목사) 이사장 인터뷰

◆처음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천지일보=김지현ㆍ박준성ㆍ손선국 기자] 조성래 이사장은 2000년도 강원도 양양지역, 홍수로 초토화 된 길가에서 독거노인들의 처참한 모습을 목격했다.

조 이사장은 “온 살림살이가 흙탕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져나갔지만 어찌할 바 모르는 노인들에게 도와주러 오는 자식 한 명도 없었다”며 “소외계층이 주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모습에 저절로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곳은 산간 오지마을이어서 헬리콥터로 물자를 공급해야했고 당시 상황은 전쟁터보다 더 심각했다. 그는 그곳에서 지인들의 도움으로 생필품을 조달하며 피해 복구 작업 등 3개월 이상 자원봉사를 했다.

1350여 채의 집이 다 무너진 고을에 6개월 정도 지나자 컨테이너 등의 지원이 들어왔다. 2250만 원의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최소 6000만~7000만 원 정도는 있어야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는 건축업자들을 통해 가능한 대책을 알아보고 고성지역부터 시범 모델로 34채의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했다. 이 때 그는 그의 재산을 모두 쏟아부었다.

그는 “그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그의 가족이 모두 몸을 던져 직접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졌고 13억의 물품이 조달됐으며 집을 짓는데 실제로 33억 원이 들었다.

그는 이 비용 때문에 건축업자들에게 협박을 받고 죽을 고비까지 넘겼다고 한다. 1800평 정도의 땅에 7개 은행의 압류가 들어왔고 당시 어려운 형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심지어 아들의 대학 등록금까지 공사현장에 쏟았다. 결국 카드 돌려막기까지 하다가 신용불량자로 거리에 나가 앉을 정도였다. 그 이후 태풍 ‘매미’가 터졌고 변함없이 봉사하는 이들의 모습을 3개 방송사에서 조명했다.

◆재산과 목숨 다 내놓은 봉사정신이 준 감동
어디든 재난이 발생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몸을 돌보지 않고 뛰어다니는 그의 손에는 커다란 흉터가 남아있다.

2004년 쓰나미 바람에 인도네시아 ‘아쩨’엔 수십만 구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 장면을 본 순간 그는 통곡이 절로 나왔다.

정상적인 경우 공항에서 5~6시간이면 갈 곳인데 민박버스를 타고 스물 몇 시간을 가서야 마을에 겨우 도착했다. 시체 반, 쓰레기 반, 날씨는 덥고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곳에서 조 목사는 9개월 가까이 사모, 아들과 함께 봉사를 했다.

이들은 그 지역의 수인성 전염병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주고 지속적인 방역 관리와 생필품 지원을 했다. 또 인도네시아 최고 시설의 고아원을 지어 350명의 어린이를 수용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로 인해 조 목사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인간의 계산이나 개념을 초월해 무엇이든 하고자 할 때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졌다”며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모든 것이 불가능했고 아내는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나서서 적극적으로 봉사를 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를 떠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뉴올리온스에 카트리나가 발생했다. 그의 가족은 하루도 쉬지 않고 바로 재난지역을 향해 날아갔다.

당시 그곳에 NGO는 들어갈 수 없었다. 캐나다에서 엄청난 지원물품이 와도 돌려보냈지만 그들은 개인의 입장으로 갔기 때문에 들어가서 활동할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은 매일 CNN을 통해 방송이 나갔다. “어떻게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가” 지역 주민들은 의아해하며 그에게 물었다. 티셔츠, 라면, 침대, 침구…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모아서 지원했다. 그에겐 ‘멜버른 명예시장’이라는 호칭까지 주어졌다.

◆“예수님 사랑하면 그 말씀 지켜야…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

조 이사장은 “잠깐 와서 세레모니하고 홍보용으로 하는 봉사, 자신이 쓰지 않고 버릴 물건들로 생색내는 봉사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제2의 상처만 줄 뿐”이라며 “진정한 봉사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주는 것이며 그래야 받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를 하면서 “우리의 물건을 받아주고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45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그가 미국에서 봉사를 하고 있을 때 대형교회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 설교를 권유받았지만 그는 설교하지 않았다.

조 이사장은 “저는 100여 년 전에 당신들의 선조들이 보내준 구호품, 강냉이와 분유를 먹고 자랐습니다. 그 옷을 입고 선배들의 복음을 듣고 목사가 됐습니다”라고 말하고 눈물을 흘리며 큰 절을 했다. 그는 “이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내 이름 석 자, 우리 교회 이름이 아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백지에 점 하나 찍는 정도밖에 안되겠지만…”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한국 ‘새마을 운동’ 세계에 알리고자 힘써
그는 특히 한국의 ‘새마을 운동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일시적 전시용의 봉사가 아니라 상대 지역의 문제와 가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길을 진심으로 찾고 있다.

그들에게 창조적인 능력을 개발해준다면 어느 땅이든 다 살 수 있고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으며 생각을 바꿔주므로 말과 행동이 바뀌게 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례 목사는 끝으로 소중한 몇 마디를 남겼다.

“목숨까지 버리며 우리를 섬기러 오신 예수님이 겪으신 고통의 백만분의 일이라도 체험하고 싶어 봉사를 합니다. 신앙은 신(神)을 이용해서 잘 먹고 잘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 때문에 내가 살아있다는 자체가 감사해서 이 존재의 표현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것이 신앙이라고 느낍니다. 실천신앙인이 아니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조 목사가 20여 년 동안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온 마음을 다해 지켜온 고난의 길에서 얻은 귀한 교훈이다.

◆(사)한국재난구호 설립과 소개
지구촌 재난 현장 그 어디라도 달려가는 사단법인 한국재난구호(이사장 조성래)는 대한민국 해외원조 NGO단체이다. 해외원조단체인 한국재난구호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의 문제에 관심을 두며 전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에 부응코자 2002년 8월 조성래 이사장에 의해 설립된 국제구호개발기구이다.

이들은 그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최우선의 목표를 두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물자 지원만으로 굶주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신념 속에서 빈곤 해결의 노하우를 전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나라와 지역으로 파견된다.

한국재난구호는 국제 재난구호 단체들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증가되는 범지구적 재난·재해에 대한 즉각적인 긴급구호와 지속적인 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가난하고 굶주린 이웃들의 대변하는 선한 사마리인이 되고자 하는 구호단은 어려운 생활환경에 지쳐 살아가는 이웃들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각종 캠페인과 홍보 그리고 학교 기업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시민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조성래 이사장은 “오염된 물 때문에 병에 걸린 사람이 전 세계 환자의 절반”이라며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 거주민의 90% 이상이 위생시설과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재난구호에 따르면 통계학적으로 수인성 질병으로 20초에 한명의 아동이 사망하고 있으며 한 해 동안 더러운 물 때문에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5세 이하 아동 수는 180만에 달한다. 또 전 세계 인구 중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인구는 11억이며 향상된 위생시설을 제공받지 못하는 인구도 무려 24억에 달한다.

조 이사장은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에 대해 “전쟁과 폭력으로 사망하는 숫자보다 오염된 물로 사망하는 숫자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고통 받는 나라에 ‘111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한 가정에서 한 대의 정수기를 한 명의 결연 아동에게 보내기 운동이다. 조 이사장은 오염된 물이 신체에 미치는 해악을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총 6차의 과정을 거쳐 정수기를 보급하고 있다.

한국재난구호에서 결연 아동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물이 귀한 아프리카 마을에서 아이들이 물통을 들고 20Km 떨어진 우물로 물을 구하러 가는 시간은 보통 하루에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는 안전하지도 않은 식수로 인해 아이들이 교육의 자유마저 빼앗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이사장은 “정수기가 보급되면 아이가 물을 얻기 위해 걷는 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된다”며 “물을 얻으려고 걸어 다니는 시간이 줄어들면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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