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70년 넘게 권력의 정점 바로 옆에서 그 명멸을 지켜봐 온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그동안의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던 청와대를 이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바꿔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사진은 청와대 본관(왼쪽)과 관저(오른쪽) 모습.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70년 넘게 권력의 정점 바로 옆에서 그 명멸을 지켜봐 온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그동안의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었던 청와대를 이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바꿔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사진은 청와대 본관(왼쪽)과 관저(오른쪽) 모습.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靑, 국민 품으로 돌려드릴 것”

이승만 정부 출범 때 ‘경무대’로 시작

윤보선 대통령 때 ‘청와대’ 명칭 사용

‘구중궁궐 논란’ 정부 교체 때마다 논란

[천지일보=윤혜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대신 지금의 청와대는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이날 대통령실의 ‘용산 시대’를 공식 발표하면서 지난 70여년간 명실상부 권부(權府)의 상징으로 인식돼 온 청와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마련될 새 집무실에 입주할 시점을 묻는 말에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바로 입주해 근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을 거쳐 청와대를 지나는 북악산 등반로 역시 개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 청와대의 완전 개방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

현재의 청와대 자리(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며 궁궐의 후원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는 이곳에 건물을 짓고 총독관사로 이용했다.

이후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경무대’라는 이름을 짓고 관저 및 대통령 집무실로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지금 청와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푸른 기와 집’을 뜻하는 청와대(靑瓦臺)의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윤보선 전 대통령이다.

이후 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곳을 사용하면서 청와대는 ‘구중궁궐’로 비유되며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으로 통했다.

특히 1968년 1월 12일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무장대원 31명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부 요인 살해를 목표로 청와대 뒷산으로 침투한 이른바 ‘1.21 사태’ 이후 청와대는 보안을 크게 강화했다.

당시 이들이 사용한 북한산 침투로는 이른바 ‘김신조 루트’로 불리며 2009년까지 41년 동안 폐쇄됐다. 김신조 생포 과정에서 주고받은 총탄의 흔적은 현재 북악산 일대 소나무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2.3.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2.3.20

굳게 닫혀 있던 청와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점차 개방됐다. 노태우 정부부터는 청와대 경내가 개방됐고 김영삼 정부 들어서는 인왕산 등산로와 청와대 주변도로가 열렸으며 궁정동 ‘안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청와대 경내 관람은 극히 일부에게만 허용됐다.

현재의 청와대 역시 복잡한 보안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일반인 출입이 불가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2017년 출범 직후 청와대 앞길을 24시간 개방하고 2020년에는 북악산 북측면을 개방하는 등 주변 경비 수준이 낮아졌다.

또한 청와대는 ‘구중궁궐 논란’으로 과거에도 정권교체기마다 이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지만 현실화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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