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우크라사태 겹쳐 물가잡기 총력전

한 번에 0.5%p 인상 가능성도

내년에도 3∼4회 인상 가능성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초 예고한대로 16일(현지시간)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이 더 가중되면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공격적으로 긴축할 것이 예상됐는데, 연준은 올해 남은 6번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이 수십 년만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물가를 잡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9%를 나타내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15~16일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면서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는데, 마지막 인상은 2018년 12월이었다. 그러다가 2019년 7월부터 다시 금리를 내렸고 2020년 3월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경기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파격적으로 낮췄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875%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경우 6번 모두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작년 12월 점도표상 3회 인상보다 인상 폭과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회의 때 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까지도 갈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예측 수준은 2.75%다. 곧 내년에도 3∼4차례의 금리 인상이 계속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의 이 같은 기조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직전인 작년 12월 전망치 2.6%를 크게 상회하는 4.3%로 올렸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로 직전보다 1.2%포인트나 내렸고,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 3.5%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일자리 성장세가 최근 몇 달간 강력했고 실업률도 떨어졌다”며 “물가는 상승 기조를 유지했는데 이는 전염병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력과 관련된 수급의 불일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고 경제활동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연준은 이르면 5월부터 테이퍼링(자산축소 매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미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 등을 대거 사들여 현재 보유자산이 8조 9천억 달러의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나 있다.

연준은 그간 양적 완화를 위해 국채와 채권을 매입해오던 부양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주 종료했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투표권을 행사한 위원 9명 중 8명이 찬성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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