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1

비대위원장직 두고 의견 충돌

결국 ‘윤호중 비대위’ 이어가

‘이재명 비대위’ 추진 의견도

“李, 지선 최선으로 이끌 것”

[천지일보=윤혜나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출범하기도 전부터 당 분열이 일고 있다.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결정되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의견과 6.1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코앞에 두고 최선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충돌한 것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은 오늘 당의 재정비와 쇄신을 책임질 비대위 인선을 마친다”며 “지선 등 막중한 책임이 있다. 사회 각층의 목소리를 전달할 원외 5명과 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청년, 여성, 민생 통합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으로는 김태진 전(前)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 권지웅 전 청년선대위원장, 채이배 전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배재정 전 의원, 조응천·이소영 의원이 합류했다.

민주당은 14일 비대위의 공식 출범을 알릴 계획이다. 그러나 출범 이전부터 민주당 내부에선 분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9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일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확정했다. 그러나 선거를 이끈 지도부가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 총사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지도부의 일원이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건 부적절하다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 비대위원장으로 가야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며 “절반 정도가 윤 비대위원장으로 가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결국 정리되지 못하고 지도부에서 의도한 대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어정쩡하게 추인하는 모습이었다”며 “그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와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며 ‘윤호중 비대위’를 이어가는 게 가장 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는 단합하고 함께 반성해야 할 때”라며 “지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시간도 많지 않고, 누구나 부족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패배 승복 기자회견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0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재명 비대위’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정치개혁과 민주당의 혁신을 강조했던 이 상임고문이 선거 전면에 나서야 지선에서 승산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윤 비대위원장으로 지선을 치를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의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떠나 현재 상황에서 지선을 최선으로 이끌 사람은 이재명이 분명하다”며 “윤 비대위원장은 물러나고 이 상임고문은 어떤 형태로든 지선에 나서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지선에서 선방한다면 대선 패배의 충격을 절반은 복구할 수 있다. 설사 패배했다고 책임을 물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손혜원 전 의원은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한판승부’에서 “전당대회에 나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추대를 해서 모시면 된다”며 “추대로 비대위원장이 되시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도 이 상임고문의 역할론에 대해 “국민적 기대가 있고 아직 나이도 젊다”며 “지방선거까지 역할을 하고 휴식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났지만 6월에 있을 지선을 위해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이어가는 것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뽑힌 만큼 앞으로 윤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또다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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