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초중고 학생들의 기초체력이 해마다 떨어지는 등 체력 저하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체격은 좋아지는 반면 체력은 부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빨간불이 들어온 우리 학생들의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

▲ 사진출처: 연합
고등학생 절반 가까이 체력 저하… 코끼리 체격에 수수깡 체력
정규 체육시간 절대 부족… 입시 위주 교육환경도 함께 개선돼야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2010년 고등학교 학생신체능력 검사에 따르면 검사를 받은 고교생 2만 8023명 중 최저등급인 4~5등급 학생이 38%인 1만 649명에 달한다.

특히 체력 최하위등급인 5등급을 받은 학생도 5391명(19.24%)이나 됐다. 10명 중 4명은 체력 최저 등급자인 셈이다.

입시에 시달리는 고3은 더욱 심각하다. 50m달리기 기록(남학생)은 1학년이 7.79초, 2학년이 7.72초지만 3학년은 7.89초로 떨어졌다.

여학생은 1학년 9.93초, 2학년 9.94초인 반면 3학년은 10.14초로 떨어졌다. 이는 달리기 뿐 아니라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대부분의 측정 종목에서 비슷했다.

초등학생의 경우도 체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2010년 초등학교 학생건강체력평가제 결과에서는 초등학교 5~6학년의 체력저하 현상이 두드러졌다.

학생건강 체력평가를 받은 초등학생 수는 2009년보다 3만 5000여 명이 늘었지만 1등급(80~100점)에 해당되는 학생은 6008명이나 줄었다.

2등급(60~79점) 학생도 9896명이 줄었다. 초중고 구분 없이 학생들의 체격은 좋아지고 있는 반면 체격은 부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학생들의 체력 저하에 대해 동국대 체육교육과 채재성 교수는 “운동 부족 현상”이라며 “학생들이 교실에 오랫동안 앉아있기만 하지 말고 운동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학교는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이라 체육활동은 점차 선택과목의 하나로 바뀌어 학생들의 기초체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최근 국민체육실태 결과에서 놀랍게도 40대 초반이 고2,3 체력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왔다”며 “수업이 국영수 등 입시 과목에 치우쳐 체육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체육과목의 의무교육 시간은 초·중학교가 3시간(중학교 3학년 2시간), 고등학교 2시간(3학년은 선택)으로 정해져 있다. 이조차도 자율학습 시간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이 같은 현실 속에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방과후나 토요일을 활용한 학교 체육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학교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운동에 담 쌓은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채 교수는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은 바람직하나 현 입시제도는 개선되지 않은 채 체육활동만 강화하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방과후나 토요일 경우 학생들은 자신들이 부족한 공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규 체육시간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성 박사는 “운동은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반복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경우 일주일 중 최소 하루 1시간씩 5시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체육 정규시간을 따로 빼기 힘들다면 학생들이 등교하자마자 0교시 체육활동을 통해 최소 30분 이상을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단계별 체육활동이 필요하며, 체육에 대한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체력건강관리협회 중앙연수원 이상규 원장은 “흔히 축구나 농구, 발야구 등의 종목 운동만 해도 체력이 길러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먼저 기초체력을 다지면서 놀이 운동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욕구 불만이 많은 시기인데다 입시 스트레스가 심해 이를 해소하는데 운동이 제격인데 운동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컴퓨터 게임이나 다른 쪽으로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체력이 좋아야 공부하는데 집중력이 향상되고 에너지가 충전된다”며 “체육이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님을 학부모들도 인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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