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산원 주필 원장이 차를 대접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소산원 주필 원장 리얼인터뷰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전시 원도심 문화의 거리라고 일컫는 대흥동 골목에는 꾸준히 전통의 멋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점포가 있다. 숲속의 작은 산이 되고 싶다는 뜻에서 ‘소산원(小山園)’이라 이름한 전통찻집이다.

“찻집이라고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아름다운 도자기를 감상하고, 예술품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는 ‘갤러리’라는 인식이 됐으면 좋겠어요.”

소산원 원장 주필 씨는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소산원을 단순히 찻집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갤러리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소산원은 전통찻집이지만 전통찻집이 아니다. 광주비엔날레 주제로 쓰인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도(道)를 도라고 말하면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를 떠올리게 한다. 전통찻집이라고 말하는 소산원은 늘 있는 그러한 전통찻집이 아니다.

주필 원장은 찻집의 격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에게 전통찻집은 차와 관련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다. 차는 작품 감상을 하면서 목을 축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도다. 물론 맛이 깊고 건강에도 좋은 차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그는 차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에게서 작품을 감상하고자 하는 여유를 찾기 어려운 것이 너무 아쉽다.

“현대 작가들이 몇 십 년에 걸쳐 공부하면서 만들어낸 도자기 작품들을 단순히 돈으로만 비교하는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합니다.”

 

▲ 주필 원장에게 가장 좋아하는 도자기를 보여 달라고 주문하니 가지고 나온 다기다. 원장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다기라고 했다.ⓒ천지일보(뉴스천지)

 

그에게는 예술가들의 수고와 정신이 담겨 있는생활 차 도구들이 그릇의 차원을 넘어선 예술품이다. 그렇기에 팔지 않는 다기가 많다. 작품성이 있고 희소가치가 있는 다기는 팔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전시만 해놓을 뿐이다.

일본 유학 당시 일본의 차 문화를 접한 주필 원장은 “옛날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찻사발 하나를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며 우리나라 도자기를 얻기 위해 전쟁 후 사기장까지 잡아가는 등 일본이 우리보다 우리 문화의 가치를 더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 작가들의 도자기도 작품성이 뛰어난 것들이 많지만 사람들이 이것을 잘 알아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전통문화의 거리라고 하는 인사동에도 값싼 중국산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전시된작품만이 예술작품이 아니다. 그야말로 ‘도가도비상도’다. 소홀하게 지나쳤던 찻집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작가들의 땀과 열정이 녹아난 작품들이 모여 있기에 ‘현대작가 전통예술전시회’가 365일 열리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주필 원장은 오늘도 우리들공원 인근 골목에 위치한 소산원에서 수백 가지 차 도구를 전시하고, 직접 제작한 다양한 차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통 도자기 갤러리라고도 할 수 있는 소산원에서 향긋한 우리 차와 함께 한국의 미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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