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7일은 대한민국이 유엔에 공식 가입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1991년 9월17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으로 태동한 우리나라의 유엔 외교가 어느덧 스무 살 어엿한 청년이 됐다. 노창희 전 외교차관은 20년 전 유엔본부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동시에 게양됐던 순간을 “완전 주권국가로 공인된 한국 외교의 쾌거”라고 회고했다.

구소련과 중국의 반대도 있었지만 북방외교를 통한 구소련의 한국 유엔가입지지와 북한의 극적인 유엔 동시 가입 성명서 발표 등으로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이 그동안 기울였던 총체적인 외교전의 소중한 결실이자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성실함이 이루어낸 성과였다.

해방 이후 전쟁을 겪으면서 유엔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변방의 작은 나라, 회원국 가입조차 무려 40여 년을 기다려야 했던 국가가 불과 20년 사이 유엔 수장(首長)을 비롯해 국제기구 고위급 인력을 대거 배출할 만큼 성장하게 됐다.

이제는 어엿한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1991년 유엔 가입 후 1992년 139명에 불과하던 국제기구 근무 인력은 올해 현재 398명으로 늘어났으며, 유엔 본부의 경우 1992년에는 단 한 명도 없었던 한국인 직원이 116명으로 늘어났다. 이 외에도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와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함께하게 됐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적재적소에 근성과 끈기, 성실함을 무기로 가진 한국인들이 들어가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세계 속에 낯선 존재였던 ‘대한민국’ ‘코리아’가 이제는 앞장서서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지나온 20년이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10년, 20년은 유엔의 실질적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동시에 온 인류에게 필요한 존재로서 세계를 이끄는 나라로 성장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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