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 지나간 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었지만 전세난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추석 전후가 되면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하지만 올해는 추석이 지나도 전세 강세가 이어지고 매매시장은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12.9%나 급증했다. 또한 서울과 신도시는 15주 연속, 수도권은 14주 연속 아파트 전세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 남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지난해의 3/4 수준에 불과해 전세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전문업체인 부동산 114의 월간 입주물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국 아파트 예상 입주 물량은 총 5만 9125가구로 지난해 4분기 7만 7873가구의 75.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더라도 단기간에 가을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을 이사철을 대비해 여름에 전세를 구한 수요자들이 많아 전세가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규제와 거시 경제 불확실성 등도 부동산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은 고위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기준 지급준비율 위험 가중치를 설정하고 예대율(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9월과 10월 국회 통과 여부가 결정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다만 이들 법안에 대한 여야와 정부 간 입장 차가 커 통과 과정에 상당히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지어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5년에서 1~3년으로 단축 시행되면 매매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연구소 실장은 “정부가 8.18 대책을 내놨지만 올 가을 이사철에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전세 공급량도 부족해 전세값 상승세는 지속되고 매매는 8월 강남 재건축 기대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실장은 “정부는 하반기에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는 매매 활성화방안이나 전세 안정화 방안 등을 한차례 정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