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성인 남녀 각 3명, 어린이 3명
"8일 청진 출발한 가족과 친척..인민군 소속 포함"
日 정부 "전례 따라 대응"..조사후 한국 보낼 듯

(도쿄=연합뉴스) 탈북자들을 태운 배가 2007년 이후 4년 만에 동해 쪽 일본에 흘러왔다. 일본은 당사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한국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오전 청진 출발" = 13일 오전 7시30분께 동해에 접한 일본 이시카와(石川)현의 노도(能登)반도 앞바다 나나쓰(七ツ)섬 부근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9명을 태운 어선이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일본 해상보안청(해양경찰)이 밝혔다.

배 안에는 성인 남성 3명과 여성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 3명이 타고 있었다.

교도통신과 NHK는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이 "우리는 북한에서 왔고, 9명은 가족과 친척이다. 8일 오전 한국에 가려고 청진항을 출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은 조선인민군 부대 소속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상보안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는 길이 약 8m의 목조 어선으로 뱃머리 오른쪽에는 'ㅈ-동-'으로 시작되는 식별부호로 추정되는 한글 문자가 적혀 있었다. 후지TV는 'ㅈ'자가 인민군 소속 배를 의미한다는 다른 탈북자의 코멘트를 전했다. 출력이 작은 엔진을 싣고 있었고, 출발 시 180ℓ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료(경유)는 60ℓ로 줄어든 상태였다. 배 안에는 소량의 쌀과 김치가 있었지만, 출발시 실은 물 30ℓ는 발견됐을 때에는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GPS(위성항법시스템)나 구명조끼는 없었다.

일본 전문가들은 "청진에서 노도반도까지는 약 750㎞"라며 "가을 해류를 탈 경우 약 일주일이면 노도반도로 흘러오기 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7년 사례 참고 한국행 예상 = 일본 해상보안청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본부 니가타)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어선을 발견해 인근 가나자와항 부근으로 데려갔다. 어선에 있던 9명은 일본 순시선 PL-51호에 옮겨탔다. PL-51호는 2천t급 대형 순시선으로 헬리콥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일본은 이들을 순시선에 머물게 하면서 조사했고, 법무성과 외무성 간부들도 헬기 편으로 순시선에 올라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무성은 14일 일시 보호 형식으로 이들을 상륙시켰다가 한국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예를 참고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 6월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우라(深浦)항에 표류해온 탈북자 일가족 4명을 당사자들의 희망대로 2주만에 한국에 보낸 예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인도적 관점을 고려할 때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는 법무성 간부의 코멘트를 전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탈북자라는 게 확실하고 한국행 의사가 분명할 경우 탈북자 처리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일본 정부도 2007년 아오모리 사례에 준해 어선 탑승자들의 한국행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고 한국행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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